◎부실운영에 위생처리는 말뿐/주변토양·하천 등 “신음”/설계 잘못돼 제방도 붕괴우려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가 거대한 오염원으로 변하고 있다.
경기 김포군 검단면에 있는 면적 80만평의 매립지는 서울·경기지역에서 나오는 하루 3만2천톤의 일반 폐기물을 「위생 매립」하는 국내 최대규모의 쓰레기 처리장이다. 그러나 이름과는 달리 기본설계부터가 잘못된데다 부실 운영으로 주변 토양과 하천을 크게 오염시키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13일 하루 수도권 각 도시에서 이곳에 버려진 쓰레기는 11톤 트럭 2천9백대 분량. 당초 예상했던 하루 처리량(3만톤)보다 2천톤이나 많다. 이 대로 간다면 2015년까지로 계획된 매립지 수명도 크게 앞당겨질 전망이다.
당장의 문제는 매립한 쓰레기에서 흘러 나오는 침출수가 주변 토양을 오염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 매립지는 단계마다 5 높이로 쓰레기를 매립하는 1, 2단계 매립이 끝난 상태다. 이 때문에 쓰레기에서 나오는 침출수가 1단계 매립지 높이 이상으로 고여 있다. 설계대로라면 침출수는 바닥에 설치된 배출관을 통해 처리장으로 모아져 정화처리후 방류된다.
그러나 배출관이 쓰레기더미에 막혀 침출수를 제대로 모으지 못하고 있다. 또 쓰레기로 메운 지반이 울퉁불퉁해 침출수가 배출관으로 흘러들지 않고 고여 있다가 쓰레기 하중에 눌려 차수막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제방 바닥을 통해 밖으로 흘러 나가고 있다.
그나마 정화처리된 일부 침출수도 질소등 유해성 물질이 기준치를 훨씬 초과, 「정화 처리」는 말뿐이다.
지난달 환경관리공단(이사장 복진풍·복진풍)이 청와대 특명감사를 요청, 감사원이 실시한 현장감사에서 방류 침출수의 COD(화학적 산소요구량)는 기준치(1백PPM)의 4배인 3백96PPM이나 됐다. 침출수 처리장의 능력도 하루 2천∼2천5백㎥밖에 안돼 실제 유입되는 3천㎥의 상당량이 그대로 흘러나가고 있다.
이 밖에도 매립지 제방과 도로 1백여가 쓰레기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지는등 매립이 계속되면서 언제 제방이 터져 침출수가 한꺼번에 방출될지 모를 상태다.
이 때문에 인근 주민들과 환경 전문가들은 『대규모 환경오염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매립지 제방등의 보강공사와 침출수 처리방법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박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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