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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사(intel)①(세계기업 이렇게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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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사(intel)①(세계기업 이렇게 뛴다)

입력
1994.1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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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미디어시대 PC가 주역”/“국경없는 정보자유화가 21C의 모습”/칩하나로 세계정복… 소리·화상까지 담아 디지털화 박차 그는 인텔을 세계최대의 반도체기업으로 키운 3인중 한사람으로 실리콘밸리에서는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의 비전위에 오늘의 인텔이 세워지고 있다.

 그로브사장은 기자와 만나자마자 『오늘 아침 독일에 있는 7백명의 고객을 상대로 PC를 통해 비디오연설을 하고 의견을 나누었다』고 말했다. 인텔의 주력제품은 마이크로 칩이지만 그로브사장은 마이크로 칩 기술을 바탕으로 사업의 일환을 멀티미디어쪽으로 돌리고 있다. 그래서 인텔은 지난 1월 프로셰어(PROSHARE)라는 멀티미디어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바로 그로브사장이 「프로셰어」를 통해 독일에 있는 고객들의 얼굴과 자료를 모니터로 보아가며 비디오회의를 주재했던 것이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이제 멀티미디어가 하나의 흐름으로 형성되어 있지만, 그로브사장의 이야기는 「멀티미디어」나 「인포하이웨이」(정보고속도로)가 21세기가 아닌 오늘의 현실임을 더욱 실감케 했다. 그는 『멀티미디어를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전제한후 『음성과 그림, 이미지를 디지털신호로 축소하여 이를 저장할수도, 저장후 불러낼수도 있고 또 데이터통신선을 통해 다른 곳으로 보내는 것들이 정보고속도로의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지금 미국의 정보통신분야 기업들은 멀티미디어와 정보고속도로에서 유리한 차선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하면서도 불확실한 경쟁에 휘말려있다. 인텔의 멀티미디어 전략을 묻자 그로브사장은 『두가지 할 일이 있다』고 명쾌하게 답했다. 그는 『인텔이 가장 중점을 두는 사업은 PC의 기본인 마이크로프로세서 칩에 소리와 이미지를 담아 디지털신호로 바꿀수 있는 고성능의 제품을 계속 개량하는 것이고, 다음으로 이런 마이크로 칩기술을 바탕으로 PC와 PC를 상호작용할 수 있게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멀티미디어시대의 PC역할에 대해 논란이 적잖이 일고 있다. 멀티미디어시대에는 컴퓨터 전화 텔레비전이 하나로 통합된 새로운 시스템이 개발될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그로브사장은 이같은 전망에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그는 『디시워셔와 전기오븐이 같은 주방전기제품이지만 그 역할이 통합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컴퓨터 전화 텔레비전은 하나로 통합될수 없다』며 『각자의 기능이 다르므로 그 기능을 향상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점쳤다. 그는 『컴퓨터만이 멀티미디어시대의 주역이 될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로브사장은 한국의 컴퓨터산업에 대해 두가지 관점에서 관심을 보였다.그는 컴퓨터산업과 관련해 『한국은 수출주체로서가 아니라 컴퓨터사용국으로서 우리의 이해가 크다』며 『한국의 급속한 컴퓨터소비추세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로브사장이 두번째로 보인 관심은 한국반도체 기업들의 「인상적인 급성장」이었다. 그는 『특히 삼성전자가 10년만에 세계최대의 메모리칩 메이커로 부상한 것은 끈기와 피나는 노력,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해나가는 태도의 결과로 바로 우리가 겪었던 일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로브사장은 21세기초의 사회모습을 그려 달라는 요구에 『지난 5년동안 변해온 연장선상에서 사회는 국제화의 촉진, 기업활동의 가속화, 정보유통의 자유화등  3가지 추세가 다음 세기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제하고 『그같은 사회변화의 영향으로 생활수준은 더욱 평준화될 것이되 사람들은 전자제품의 고도 생산성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더욱 일을 열심히 하지 않을수 없는 상황이 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정보통제를 통해 힘을 행사해온 기업 기관정부등이 더욱 어려워 지는 사회가 될 것』 이라며 『그 이유는 전자정보는 쉽게 통제될 수가 없기 때문』 이라고 설명했다.【실리콘밸리(캘리포니아주)=김수종특파원】

◎인텔신화의 주인공/앤디 그로브사장에 들어본 컴퓨터 산업의 오늘과 내일

세계최대의 반도체기업인 인텔(INTEL)사를 방문했을 때 가장 인상적인 것은 이 회사가 자랑하는 「펜티엄」칩이 아니라, 이 회사를 이끌고 있는 최고경영자(CEO) 앤디 그로브(ANDY GROVE)사장의 사무실이었다. 실리콘밸리 한가운데 자리잡은 인텔본사의 5층은 똑같은 크기의 칸막이로 막아놓은 사무실이 벌집처럼 붙어있었다. 그로브사장의 사무실은 그 칸막이 방 중에 하나였고 문도 명패도 없었다. 한국 평수로 환산하면 정확히 4.75평. 다른 직원들의 방과 다른 점이 있다면 가운데 조그만 탁자가 하나 더 있는 것뿐이었다. 비서진으로 포위된 한국대기업의 최고경영자 사무실과 대조시킨다면 인텔 사장실은 충격적이다. 칸막이 사장실은 수평적 경영조직과 함께 「인텔문화」의 특징이지만, 손톱크기의 실리콘 판에다 1만분의 6㎜ 정밀도를 갖고 3백만개의 트랜지스터를 만들어내는 「마이크론」적 사고방식은 이 회사의 구석구석에 배어 있었다. 개인용컴퓨터(PC)의 두뇌에 해당하는 마이크로프로세서 칩을 만드는 인텔사는 마이크로소프트사와 함께  PC시대를 이끌어가는 주역이다. 전세계에서 생산되는 PC중 80%가 인텔이 만든 마이크로 칩을 담고 있다. 93년도 매출액 87억8천만달러는 전년대비 50%증가였고 순이익 23억달러는 전년대비 1백15%의 놀라운 기업이윤증가이다. 마이크로소프트사 매출액과 순이익의 약 2배 규모이다. 1968년 인텔창립멤버의 한 사람인 그로브사장은 20세에 공산 헝가리에서 미국으로 탈출, 버클리대학에서 화학을 공부한 엔지니어 출신이다. 

◎펜티엄칩이란/인텔의 최신 마이크로 프로세서칩/586대신 라틴접두어 「펜트」붙인것

 인텔사가 개발한 최신형 마이크로 프로세서칩. PC의 핵심두뇌인 마이크로 프로세서칩은 286 386 486칩으로 발전돼 왔는데 486이후에 개발된 마이크로 프로세서칩이 펜티엄 칩이다. 인텔사는 자사가 개발한 이 칩의 우수성과 독자성을 표현하기 위해 586대신 라틴어로 5를 뜻하는 「펜트」에 접두어를 붇여 「펜티엄」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펜티엄칩은 현재까지 약 6백만개가 판매돼 전세계 PC의 10%를 차지하고 있는데 최근 고단위 나눗셈계산에서 오차가 발생하는 것이 발견돼 물의를 빚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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