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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마의 피살 그후(프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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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마의 피살 그후(프리즘)

입력
1994.1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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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죄의 나라 미국에서도 유례를 찾기힘든 엽기적 살인행각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제프리 다머(34)가 지난달말 복역중이던 교도소에서 동료 죄수에 의해 살해됐다. 다머는 78∼91년 최소한 15명을 살해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았었다(위스콘신주에는 사형제도가 없다). 희생자의 수도 그렇지만 범죄내용은 더 끔찍했다. 다머는 시신을 절단해 냉장고에 보관해두고 인육을 먹었다. 범행동기는 「외로움을 쫓기 위해서」였다.

 다머를 몽둥이로 때려죽인 동료죄수는 크리스토퍼 스카버(25). 자신이 다니던 직업훈련원 교사를 살해한 죄로 2042년까지 가출옥이 금지된 상태였다. 범행동기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진 게 없으나 92년 재판에서 스스로를 「하느님의 아들」이라 진술했던 점에 비추어 그 일단을 짐작할 뿐이다.

 다머 살해에는 이밖에 여러가지 동기가 뒤엉켜있다. 백인 다머에게 희생당한 사람들은 모두 유색인종이었다. 그 대부분은 흑인이었다. 스카버는 『백인들 때문에 평생을 교도소에서 보내게 될 것』이라고 자신의 운명을 「예견」했던 우울한 흑인이었다.

 돈과 명성은 다머 사건의 또다른 모습이다. 스카버는 이제 교도소내의 영웅이 됐음은 물론 각종 인터뷰 성금 책 저술따위로 경제적 부를 거머쥐게 됐다. 다머가 교도소로 이송돼오던 순간부터 그를 처치하는 인물이 차지하게 돼있던 반대급부였다.

 다머 사건의 한쪽 끝에는 희생자 유족들이 있다. 이들은 이미 각종 제소를 통해 수백만달러의 배상금을 타냈다. 이들이 노리고 있는 마지막 먹이는 밀워키에 있는 다머의 아파트다. 살인공장으로 사용됐던 이 아파트에는 3백12점의 물품이 있다. 시신을 토막내는 데 사용했던 큼지막한 제피용 통에서부터 톱, 망치, 냉장고, 칫솔까지 모조리 돈덩이다. 경매에 부치면 수십만달러는 족히 될 물량이다. 독지가가 나타나 다머박물관을 세울지도 모를 일이다.

 다머 사건은 미국사회의 건강지수가 얼마인가를 다시 묻고 있다.【뉴욕=홍희곤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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