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최악상황 대비하며 막판 절충 시도/정부 「추가개편」 시큰둥… 타협전망 어두워 정부조직개편을 위한 정부조직법개정문제는 어떤 결말을 맞게 될까. 여당에 의한 사상초유의 「한 회기내 두차례 날치기」일까, 아니면 여야 합의 또는 표결에 의한 원만한 처리일까. 여야가 합의한 상임위활동시한을 불과 이틀 남겨둔 12일에도 이에 대한 뚜렷한 해답은 나오지 않고 있다.
여야의 현재 입장은 한마디로 「파경을 각오한 막판 절충시도」라고 할 수 있다. 최악의 사태에 대한 준비는 하면서도 막판 타협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이다.
여야는 일단 타협에 무게를 두고 공식대화채널인 총무를 창구로 해 막판 절충을 시도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하오 비공식접촉을 통해 각당의 입장을 전하고 협상 가능성을 탐색했다.
민자당측은 야당이 정부안의 대안을 내놓을 경우 고려해 보겠다는 태도다. 이미 추가개편 가능성을 정부측에 타진했다는 설까지 들린다. 민자당의원들 사이에서는 총무처 보훈처등 일부 부처의 개편요구가 일반화돼 있기도 하다.
이와 관련, 이총무는 『민주당이 협의용의를 밝히면서도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지 않고 있는게 문제』라고 말해 협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여당의 이같은 「미소작전」은 물론 단독처리에 대비한 명분쌓기의 의미도 있다.
이에 비해 민주당측은 협상에서 크게 두 가지 조건을 내걸고 있다. 첫째는 정부안의 수정·보완이고 둘째는 지방자치법등 민자당이 이미 단독처리한 일부 문제법안의 재심의보장이다. 민주당은 정부조직이 추가로 이뤄져야 할 부서로 총무처 보훈처등을 지목하고 있다. 민주당은 표면적으로는 두 사안이 모두 관철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내면적으로는 「적정선」에서 절충점을 모색할 수도 있음을 비치고 있다. 이에 앞서 민주당이 내걸었던 「내년1월임시국회 처리」요구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19일 임시국회 소집」으로 대체됨으로써 별 의미가 없게 됐다.
여야의 대화의지에도 불구, 협상전망은 그리 밝지 않은게 사실이다. 당장 이날 총무접촉도 정기국회폐회직후 임시국회소집문제에 걸려 별 성과없이 끝났다. 14일까지 대화는 계속되겠지만 여야 모두 물러설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측도 『시간도 없고 작업이 복잡하다』며 추가조직개편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영덕총리는 이날 정례국무회의에서 아예 『추가 개편은 없다』고 못박았다. 청와대도 타협론에 시큰둥한 반응이다.
12·12공방이 낳은 여야의 불신의 골이 너무 깊은 점도 대화에는 부정적 요인이다. 야당지도부의 경우 여권핵심부에 대해 『우리보고 「결단」의 뒤치다꺼리나 하라는 말이냐』며 벼르고 있다.
여야가 물밑접촉과 함께 파국에 대비한 사전정지작업을 착착 진행시키고 있는 이유도 이처럼 협상의 시계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특히 법안의 회기내처리라는 부담을 안고 있는 민자당의 경우는 대화보다 「사후조치」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
결국 여야는 정부조직개편문제를 놓고 「벼랑끝 타결」과 「날치기94 속편」의 갈림길에서 14일까지 팽팽한 힘겨루기를 계속해야 할 처지이다.【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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