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가와바타 야스나리(천단강성)와 오에 겐자부로(대강건삼랑)는 매우 대조적인 작가다. 1899년생인 가와바타는 68년도상을 아시아서 두번째로 수상했고 1935년생인 오에는 지난 주말 94년도상을 수상하여 나이차는 36살이고 수상연도차는 26년, 한세대차다. ◆이들의 공통점은 일본 최고의 명문대인 도쿄(동경)대 동문이라는 점이나 가와바타는 일문과, 오에는 불문과출신이다. 깡마른 가와바타는 매우 신경질적인 인상이고 굵은 검정테 안경을 쓴 오에는 선이 굵어 보여 외모부터 전혀 딴판이다. ◆20년대에 데뷔한 전전파 가와바타는 섬세한 여성심리의 묘사가 뛰어나고 고독·사랑·죽음을 시적이고 서정적인 문장으로 다듬어 지극히 탐미주의적인 소설을 썼다. 50년대에 데뷔한 전후파 오에는 인간의 고통과 구원을 주제로 하며 70년대엔 김지하(김지하)와 솔제니친의 구명운동에 가담했고 반핵운동에 앞장서는등 사회참여에도 적극적이다. ◆가와바타는 일본정부가 주는 문화훈장을 영광스럽게 여기며 받았으나 오에는 한마디로 거절하여 극우파로부터 비난과 위협을 받았다. 스웨덴아카데미서 행한 수상기념연설제목은 가와바타가 「아름다운 일본의 나」였고 오에가 「애매한 일본의 나」, 형용사 하나가 다를 뿐이지만 내용은 아주 다르다. ◆가와바타는 일본전통문화예찬론을 폈으나 오에는 격동하는 현대사의 와중에서 내부적으로는 동양적가치관과 윤리의 붕괴, 대외적으로는 침략과 전쟁도발등 일본의 역할에 대한 반성론을 폈다. 오에와 같이 과거의 잘못을 진지하게 반성하는 양심적인 일본인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