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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밸브이상 가스 분수처럼/현장검증통해 재구성해본 아현동 폭발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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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밸브이상 가스 분수처럼/현장검증통해 재구성해본 아현동 폭발사고

입력
1994.1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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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검반원 우왕좌왕하는 사이 “꽝” 서울 아현동 가스폭발사고를 수사중인 검·경합동수사본부는 10일 현장검증결과를 토대로 의문에 싸였던 참사순간의 상황을 다음과 같이 추정했다.

 한국가스기공 직원 박상수(박상수·26)씨등 가스기공측 직원 4명이 아현동 도시가스 공급기지에 도착한 것은 7일 정오께였다. 서울·극동도시가스 직원 3명은 이들보다 늦은 하오1시께 도착했다. 아현가스기지 전동밸브에서 가스가 샌다는 사실을 한국가스공사로부터 통보받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점검반은 하오 1시50분께 지하기지로 들어갔다. 2시5분께 한국가스공사에 작업시작을 통보하고 곧바로 작업에 착수했다.

 우선 가스가 누출된다는 서울도시가스 1번 가스관 계량기 앞쪽의 수동밸브를 손으로 돌려 잠그고 뒤쪽 전동밸브의 스위치를 눌러 양쪽 밸브를 모두 잠갔다. 가스의 유입·유출 압력을 측정하기 위해서였다.

 이어 양쪽 밸브사이에 찬 가스를 빼내는 직경 10㎝의 퍼지밸브(드레인밸브)를 열어 가스가 밖으로 빠져나가도록 했다. 이때 안산중앙통제소에 가스유출경보가 울렸다. 하오2시11분께였다.

 기지내에 약간의 가스만 있어도 경보기가 작동하기 때문에 중앙통제소에서는 점검을 위해 양쪽 밸브 사이의 가스를 빼내는 것으로 추정,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기지위 도로공원에 있던 시민들이 가스냄새가 심하게 나는 것을 느낀 것도 이 때다.

 약1분여 밸브 사이의 가스를 빼낸 점검반은 밸브 점검에 들어갔다. 양쪽 밸브의 압력을 측정하기 전에 이상이 보고된 전동밸브 이음새 부분에 점검액을 칠해 가스가 새는지를 검사했다. 또 양쪽 밸브 사이에 있는 계량기의 볼트를 풀어 차단막(오리피스)을 끼워넣었다. 차단막과 닫아 놓은 밸브사이의 압력이 높아진다면 닫아 놓은 밸브에서 가스가 유출한다는 증거가 되기 때문에 이를 검사하기 위해서다. 차단막을 끼우는데만 10여분이 흘렀다. 이동안 일부 점검원들은 도로공원으로 나가 휴식을 취했다. 시민들에게 『가스냄새는 점검때문에 나는 것이므로 곧 없어질 것』이라고 알려주기도 했다. 점검도중 간간이 중앙통제소에 「점검중」통보를 했다.

 그러나 하오 2시50분께 갑자기 전동밸브쪽에서 「쉭」하는 소리와 함께 가스가 분출되기 시작했다. 문제로 지적된 전동밸브가 처음엔 미세한 구멍에서 조금씩 새던 것이 고압때문에 구멍이 넓어지고, 계량기쪽으로 대량의 가스가 새 나왔다. 가스는 유일한 출구인 퍼지밸브로 몰렸다. 가스가 뿜어져 나오면서 기지안이 안개가 낀 듯했다. 점검원들은 우왕좌왕하기 시작했다. ㎠당 8·5㎏의 고압가스가 폭발할 수 있는 정도로 기지내에 차는데는 불과 1분도 걸리지 않았다.

 하오2시52분 엄청난 폭음과 함께 지하기지는 폭발했다. 불기둥속에 천장 슬래브가 무너져 내리면서 직경 40㎝관이 터져 가스가 한꺼번에 분출, 엄청난 불길이 치솟았다.【선년규·박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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