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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건설사/「세계로 뻗는 한국」 견인역 톡톡(광복분단50년: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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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건설사/「세계로 뻗는 한국」 견인역 톡톡(광복분단50년:16)

입력
1994.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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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년 첫발… 중동붐 타고 한때 “제2대국”/80년대 내리막서 다시 회복세… 개방시대 「불실」오명씻기 과제 65년 현대건설이 태국의 파타니―나라왓디 고속도로공사를 수주하면서 시작된 국내 건설업체의 해외진출은 그동안 규모나 질면에서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65년부터 73년까지 매년 5천만달러가량에 불과하던 연간 해외건설수주액은 그동안 팽창을 거듭해 지난30년동안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모두 1천1백억달러에 달하고 있다. 진출대상국가도 46개국으로 확대됐고 초창기 토목분야에 집중됐던 공사내용은 최근들어 건축 엔지니어링 플랜트등으로 넓어졌다. 건설업체들이 국내에서는 부실공사등으로 물의를 빚고 있지만 해외건설부문에서만큼은 미국 일본등 유수의 경쟁업체를 물리치고 당당한 한국의 상징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국내 건설업체의 해외진출사는 대략 4단계로 구분된다. 월남전 종전까지가 개척기이며 중동붐을 탔던 70년대 성숙기, 80년대 소강기, 그리고 다시 활기를 찾고있는 최근등으로 구분된다.

 65년부터 73년까지인 개척기의 문을 연 국내 건설업체는 현대건설이다. 65년 11월 현대건설은 태국정부가 발주한 총연장 96의 파타니―나라왓디간 2차선 고속도로 공사를 5백20만달러에 수주했다. 서독과 일본 네덜란드 프랑스 이탈리아등 16개국 29개업체와의 경쟁에서 따낸 공사였다. 현대건설은 이 고속도로건설을 66년1월 착공해 68년3월까지 완공시켰다. 현대건설이 첫 테이프를 끊자 경남기업 역시 태국으로부터 중앙방송국탑을 4만2천4백달러에 수주했다.

 우리나라 건설업체들의 본격적인 해외진출은 한국군의 월남전 참전과 함께 시작됐다. 국군의 파병으로 한국과 월남이 가까워지자 한국업체에 대한 월남정부의 공사발주가 줄을 이었다. 현대건설이 캄란만 준설공사를 5백만달러에 수주한 이래 대림산업이 항만공사를, 공영토건은 퀴논 병사신축공사, 삼환기업은 주월한국군 부대시설등을 수주해 한국 건설업체의 명성을 서서히 뿌리내리도록 했다.

 월남땅에서 총탄을 피해가며 공사를 강행한 국내 건설업체들은 미국령인 괌 알래스카 호주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사이판 말레이시아 파키스탄 대만등지로 건설시장을 넓혀 나갔다. 73년에는 한일개발이 필리핀의 코타바토―산토스간 도로공사를, 신한기공은 홍콩의 정유공장을 각각 수주하며 시장을 넓혔고 73년12월 삼환기업이 국내 기업중에는 중동에서 처음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카이바―알울라 고속도로공사를 2천4백만달러에 수주해 우리 건설업체들의 중동시대를 열었다.

 월남전이 끝나면서 건설업체들은 중동을 새로운 무대로 삼았다. 석유파동과 함께 세계의 시선이 집중된 중동땅에서 우리 건설업체들은 월남전에서 닦은 경험과 기술 인력 장비등을 총동원했다. 74년부터 본격화된 국내 업체들의  중동진출은 81년에 최고조에 달해 연간 해외건설 수주 1백억달러를 넘어서면서 우리나라를 해외건설부문에서 미국 다음의 건설대국으로 부상시켰다. 73년 처음으로 중동땅에 발을 들여놓은 뒤 8년만에 무려 72개의 국내 건설업체가 중동에서 할동했다. 4차경제개발계획(77∼81)이 진행된 이 시기에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불황속에서도 열사의 땅에서 밤낮없이 일한 건설역군들의 힘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었던 것이다.

 81년 연간 수주액 1백36억8천1백만달러를 고비로 건설업체들의 연간 해외건설수주실적은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 82년 1백33억달러, 84년 1백1억달러로 3년동안 1백억달러를 넘었던 연간 수주액은 84년부터 급격히 줄어 88년에는 16억2백만달러에 그쳤다.

 건설업체의 해외수주액은 90년대 들어서면서 서서히 회복되기 시작해 올해에는 6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확히 10년만에 연간수주액 60억달러를 회복하게 되는 것이다. 올들어 지난 11월말까지 총 58개업체가 46개국에서 활발한 건설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 기간에 수주액은 51억4천만달러.

 국내 건설업체는 이제 건설시장의 완전한 개방이라는 전혀 새로운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국내시장이나 해외시장 구분없이 똑같이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먹느냐 먹히느냐의 싸움으로 바뀌게 됐지만 한때 세계 제2의 건설대국으로 떠올랐던 경험을 다시 살릴 수 있는 기회도 동시에 온 것이다. 국내 건설업체는 새롭게 전개되는 국내외 건설시장에서 계속 자리를 지켜 나가기 위해서는 부실시공이라는 국내에서의 멍에를 하루빨리 벗어 던져야 하는 숙제를 안고있다.【이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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