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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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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4.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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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국가라는 개념은 멀리 고대 그리스의 폴리스(POLIS)로 올라간다. 농업중심의 성곽도시를 뜻한다. 농민들은 성안에 거주하며 성밖에 나가서 경작을 했다. 고대도시국가의 형태는 동서양이 비슷하다. 가히 무위자연의 경지라고 할수 있을 것이다. ◆오늘의 서울은 현대적 의미에서 도시국가와 같다. 상·공업이 중심이 되어 움직이는 기능은 국가와 다를바 없다. 서울은 공룡처럼 커지면서 문명의 혜택도 집중되어 있다. 반면에 그만큼 불편도 늘어만 간다. 자연은 죽어가고 문명의 혜택이 오히려 문명의 보복으로 변하지 않나하는 두려움마저 느끼게 된다. ◆서울은 반문명의 도시로 전락하는것 같다. 다리가 무너지고 도시가스가 폭발하고 지하철도 마음 놓고 탈 형편이 아니다. 도시의 불안은 이것만이 아니다. 위험은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마치 지뢰밭이라도 밟고 사는 아슬아슬함을 떨쳐 버리기 어렵다. 도시의 문명과 편의가 위험에 방치되어 있는 셈이다. ◆무엇이, 누가 서울을 이렇게 반문명의 도시국가로 만들었는가. 원인이야 많겠지만 그중에서도 정신의 반문명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미래의 설계가 없이 누더기짜듯 늘려만 놓았기 때문이다. 터지고 무너지고 막히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정도6백년이 우습게 표류하고 있다. ◆이제 서울은 대수술을 받아야 할 도시다. 더 이상의 비대도 막고 불안을 제거해야 공룡의 신세를 면할 수 있다. 도시국가 서울의 병세는 심각하기만 하다. 생존의 위협 앞에서 시민생활은 어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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