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스 폭발사고 주변/불에 탄 가로수 형체조차 없어/차량들 “숯더미”… 마치 폭격잔해 7일 하오 서울 아현동 일대를 불바다로 만든 도시가스 연쇄폭발사고는 2시간여 시민들을 경악과 공포의 도가니에 몰아 넣었다. 잇단 폭발음과 함께 불길이 하늘 높이 치솟고 파편이 난무하는 아수라장 속에 비명을 지르며 이리저리 몸을 피한 시민들은 『이 지경에서 도대체 마음놓고 살 수 있겠느냐』고 절망에 가까운 탄식을 거듭했다.
○…폭발사고 현장주변은 일순 폭격을 받은 것처럼 처참한 모습으로 변했다. 폭발과 함께 도로옆으로 번진 불길은 마치 화염방사기 공격을 하듯이 아현횟집 이삿짐센터등에 옮겨붙어 맹렬하게 타 오르며 순식간에 성일강철금고등 주변 상가와 주택가로 번져 50여채가 불탔다. 도로옆 가로수들도 완전히 불에 타 형체조차 찾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가스저장소 위의 2백평 넓이 도로공원은 나무와 벤치등 모든 시설물이 자취도 없이 사라졌으며 폭발로 5∼6 깊이의 웅덩이가 패어 불에 탄 가스관들이 형해를 드러냈다.
○…공원주변의 부흥대림혼다 오토바이 수리점앞에 있던 오토바이 수십대가 불길에 전소되거나 파손됐고 주민들이 공원주변에 세워둔 차량 30여대가 불타 고철로 변했다. 마포에서 여의도로 운행하던 77번 시내버스는 화재 파편에 창유리가 깨지고 창 테두리 고정용 고무가 열기에 모두 녹았다.
○…폭발순간을 목격한 길건너 대우전자 빌딩 경비원 김학철(26)씨는 『옥상탑 2층에서 공사를 하던중 길건너 도로공원에서 「펑」하는 소리와 함께 철골이 튀며 불길이 하늘을 덮을 듯 치솟았다』고 말했다.
폭발현장 맞은편 도로옆 노산부인과 원장 노현진씨는 『수술중 갑자기 폭발음과 함께 건물 유리창이 모두 깨져 내다보니 길 건너편에서 불길이 치솟아 환자들을 급히 대피시켰다』고 말했다.
○…도로공원옆 지하철 공사장 복공판 아래서 처음 가스가 폭발하며 불길이 치솟자 복공판 위를 지나던 77번 시내버스와 63번 좌석버스의 승객들은 차에서 불이 난 줄 알고 비명을 지르는등 소동이 벌어졌다.
승객들은 황급히 차에서 내려 주변 인도로 대피하다가 도로옆 상가건물에 불길이 치솟고 지하철 공사장의 철제 자재들이 폭발과 함께 공중으로 마구 튀어 오르자 영문도 모른채 공포에 질려 이리뛰고 저리 피하는 대혼란이 벌어졌다.
○…하오 4시30분께 사고현장의 한 주택에서 30대 남자가 인명구조대원들에 의해 구조돼 나오면서 『우리 어머니가 돌아가셨다』고 울부짖어 주위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현장주변 도로는 소방차가 내뿜은 소화포말로 가득차 아현동 일대는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첫 폭발후 1시간이 지난 뒤 현장에서 2백여 떨어진 아현동 로터리에서도 화기를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또 아현동 공덕동 만리동 충정로 노고산동 상공에는 검은 연기와 유독가스가 뒤덮여 주민들이 긴급히 대피했다.
○…화재현장에는 헬기 3∼4대와 1백여대의 소방차가 출동, 불길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썼으나 불길이 연속적인 폭발과 함께 급속히 옮겨 붙어 소방관들이 현장접근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또 바람마저 거세 불길을 쉽게 잡지 못했다.
○…화재현장부근에는 수천명의 시민들이 몰려 경찰이 현장접근을 막느라 어려움을 겪었다. 시민들은 인근 고층건물과 고가도로에 올라가 화재현장을 지켜보며 안타까운 비명과 탄식을 내뱉었다.
○…한국가스공사는 이날 합정·군자기지에서 가스공급을 차단하고 이 구간에 남아 있는 가스 제거작업을 하오 3시51분 완료, 가스누출에 따른 추가 폭발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특별취재반】
◎사망 1천만원·가옥 2억까지/가스공보상대책… 추가분은 협상키로
○…피해자들은 가스공사측이 동양화재보험과 맺은 계약에 따라 일단 사망자의 경우 1천만원, 부상자의 경우 40만∼8백만원까지의 피해보상을 받을 수 있으며 건물과 가옥등의 대물피해는 2억원까지 의무적으로 보상받을 수 있다. 그러나 기본적인 보상 외에 피해보상 확대분의 적용을 받을 경우 피해자들은 가스공사측과의 협상에 따라 총1백50억원 범위내에서 추가 보상을 받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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