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개편 급류속 「살아남기」 고심/보수양당제추진 대항 「3극체제」염두/무라야마총리 연정존속희망 “소극적” 일본 사회당이 사회주의 노선을 포기하는 등 급변하는 정계개편 흐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오는 10일 창당되는 구연립여당의 신진당과 함께 기존의 자민당이 노리는 보수 양당제 정계 개편과정에서 민주·리버럴신당을 결성, 양대 정당에 대항하는 「3극체제」를 염두에 두고 있는 사회당은 「95년 선언」을 통해 당의 이미지를 쇄신하겠다는 자세다.
사회당의 「95선언 기초위원회(위원장 구보긍서기장)」가 마련, 공개한 이 선언의 초안은 『사회주의적인 반체제 사고에 의한 정책은 한계에 도달했다』고 반성하고 『공정성과 국제화를 중시하는 시민정당으로 탈바꿈한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이 초안은 「여유와 균형을 갖춘 성숙한 사회의 실현」을 표방하며 구체적인 정책으로 ▲군비없는 세계를 궁극적인 이상으로 삼는다 ▲자위대를 합헌적인 존재로 인정하되 단계적으로 축소·재편한다 ▲무력행사를 동반하지 않는 유엔평화유지활동(PKO)에는 적극 참가한다 ▲예산편성권을 내각관방으로 이관하고 족의원의 근절, 기업·단체헌금의 폐지등 정치개혁을 추진한다는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초안은 또 외교·안보 정책면에서 무라야마(촌산부시)현정권 출범 당시 사회당의 정책전환으로 지적됐던 「자위대 합헌」 「미일안보조약의 고수」등을 추인하고 있다. 유엔평화유지활동에 대해서는 보다 전향적인 입장을 취하면서도 유엔평화유지군(PKF)에의 참가동결 해제 문제에 관해선 『신중하게 대응한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구보 와타루서기장은『95년 선언이 민주주의·리버럴신당의 이념으로 승계되도록 「공정」「공생」「평화」「창조」를 기본적인 가치로 내세웠다』면서 『신당은 근로시민과 다양한 가치를 가진 생활자, 정치적으로 약한 입장에 있는 사람들의 지지와 협력을 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초안은 8일 중앙집행위원회 토의를 거쳐 18일 도도부현본부의 대표자회의에서 잠정확정될 예정이다. 구보서기장은 『이번 초안은 앞으로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내년 1월에 개최될 임시전당대회에서 정식 채택돼 신당결성을 위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95년선언 채택은 사회당이 신당으로 나아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 당내 중도우파그룹인 신민주연합(신민련)측은 환영하고 있지만 이 선언이 정식으로 채택될는지 또 사회당의 의도대로 민사당과 사키가케가 사회당에 합류, 민주·리버럴신당이 제3의 세력으로 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우선 무라야마총리의 측근들로 구성된 당내 좌파그룹은 현재의 자민·사회·사키가케 연립정권의 존속을 희망하고 있어 95년선언의 채택을 위한 전당대회개최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은 좌파세력이 강한 지방조직 대표들이 도도부현 대표자회의에서 이 초안에 대해 제동을 걸어주길 바라고 있는데 좌파그룹의 한 관계자는 『사회당이 지금까지 그랬듯이 또한번의 말장난으로 끝날 가능성도 없지않다』고 지적했다.【도쿄=이재무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