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폭우로 물에잠겨 폐허화/복구비 모자라 교사·학생들 발동동 중국 길림성 휘남현 조선족 중학교의 학생·교사들과 지역동포들이 지난 여름 대홍수로 못 쓰게된 학교 재건을 위해 모국의 도움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4백27명 동포 학생들의 배움터인 조선족중학교는 8월 중순 중국 북부를 휩쓴 수해로 학교 건물과 기숙사 사택등이 모두 물에 잠겼다. 1주일 이상 물에 잠겼던 학교를 다시 찾은 학생·교사들 앞에 남은 것은 폐허로 변한 학교와 쓰레기 뿐이었다. 군데군데 무너진 학교 담장과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같은 교실, 진흙탕 속에 내팽개쳐진 책·걸상과 교재·실험도구등 온통 처참한 모습에 학생들과 교사들은 부둥켜 안고 눈물을 흘려야 했다.
교사들과 학생들은 물에 젖은 교재와 교과서를 주워 말려 운동장에서 가까스로 수업을 재개했다. 그러나 11월 들어 벌써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가운데 지은지 40년이 넘은 낡은 교실은 새로 짓지 않고는 붕괴위험이 있어 도저히 쓸 수 없는 형편이다.
교사 신축에는 중국돈 70여만원, 우리 돈으로 7천만원 가까이가 필요하다. 중국당국의 수해 복구자금과 지역유지들의 기부금에 학생들의 저금통을 깬 푼돈을 합쳐 45만원이 겨우 준비됐으나 나머지는 마련할 길이 없다.
김성만교장은 궁리끝에 교회 설립을 위해 현지를 찾은 적이 있는 미국 휴스턴시 중앙장로교회 신종현장로에게 도움을 호소했다. 신장로는 9월 3일 현지에 달려가 옷가지등 구호품과 1천달러를 내놓았다. 이어 지난달 휴스턴에서 「휘남현 조선족 중학교 수해복구후원의 밤」을 열어 동포들로부터 8천2백달러를 모아 전달했다.
그러나 학교를 재건하려면 아직 우리 돈 1천5백여만원이 부족, 학생들은 유난히 긴 겨울방학을 맞을 수밖에 없게 됐다.
김교장과 학생들은 신장로에게 보낸 감사편지에서 『동포들의 은혜에 보답키위해 더욱 열심히 공부해 한민족의 전통을 이어 가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신장로는 휘남현 조선족중학교와 동포들의 딱한 사정을 한국일보사에 전하면서 『동포 2,3세들이 배움의 터를 되찾도록 모국 동포들이 민족애를 모아 주기 바란다』고 간곡히 호소했다.【권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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