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약물남용혐의가 드러난 제12회 히로시마(광도)아시아경기대회 중국메달리스트 11명의 메달 22개(금15, 은6, 동1)가 마침내 몰수되고 말았다. 이로써 히로시마대회의 메달순위는 일본이 금메달 64, 한국이 금메달 63으로 2∼3위가 뒤바뀌었다. ◆몰수된 금메달 15개중 5개를 일본이 승계했으나 한국은 1개도 못했기 때문이다. 경제대국인 일본을 그들의 홈그라운드서 따돌리고 3대회연속 메달순위 2위를 달성했다고 우쭐했던 한국은 중국선수가 저지른 약물 남용소동의 엉뚱한 피해자가 되어 의기소침해지지 않을 수 없다. ◆서울올림픽서는 육상남자1백 벤 존슨의 약물남용사실을 단 하루만에 밝혀 냈었는데 이번에는 대회가 끝난지 달포가 지나서야 메달몰수다, 선수징계다 하는 것이 아무래도 수상쩍다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서는 선수들의 약물남용기법이 고도로 발달해 간단한 검사로 밝혀내기 어렵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해명이다. ◆최근 수년사이 국제스포츠무대에서 세계신기록을 양산하며 돌풍을 일으킨 중국의 여자선수들은 육상서는 마군단 수영서는 왕군단이라고 불렸다. 그들을 지도한 코치의 성을 따서 붙인 별명이다. 마군단이나 왕군단은 처음부터 약물남용의혹을 받았었다. ◆약물남용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중국은 펄펄 뛰며 부인했으나 이번엔 혐의사실을 시인하고 진상조사와 자체징계방침을 발표한 것으로 보아 발목을 단단히 잡힌 모양이다. 히로시마서는 수영의 왕군단소속선수 3명이 적발되고 육상의 마군단은 무사했다. 그러나 중국스포츠가 온통 약물에 오염되어 다음번엔 마군단역시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이니 추이를 두고 볼 수밖에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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