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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례 열띤 경연… 김두민군 첫 영광/제1회 안익태 첼로콩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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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례 열띤 경연… 김두민군 첫 영광/제1회 안익태 첼로콩쿠르

입력
1994.1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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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정한 심사… 대상수상자는 없어 한국일보사와 안익태 기념재단이 한국음악 발전을 위해 올해 새로 제정한 제1회 안익태 첼로콩쿠르는 20여일간 열띤 경연 끝에 김두민군(15·서울예원학교 3학년)을 장려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이 콩쿠르에는 역량있는 젊은 연주가 10명이 출전하여 11월 11일 1차예선, 11월 18일 2차예선, 12월 2일 본선을 치렀다. 심사위원들은 이 콩쿠르의 권위를 고려해 엄정한 심사를 거듭했지만 아쉽게도 대상수상자는 내지 못했다.

 제1회 안익태 첼로콩쿠르는 1차예선에서 5명이, 2차예선에서 3명이 선발되었다.

 본선에 오른 참가자는 배기정씨(22·여·서울대 음대 4) 문지형양(19·서울대 음대 2)과 김군인데 랄로의 「콘체르토 라단조」전악장 연주로 실력을 겨뤘다.

 본선심사 1차 투표에서는 김군이 5표, 문양이 2표를 얻어 김군을 수상자로 선발했으나 대상이냐 장려상이냐를 두고 2차 투표를 가진 결과, 4대 3으로 장려상을 수여키로 최종 확정했다.

 당초 안익태 음악제 협연기회는 대상수상자에게 주어지는 것으로 예정되어있었으나 심사위원들은 김군의 음악성이 권위있는 음악제의 협연자로 손색이 없다는 점에 만장일치로 동의하였다.

 ◇심사위원▲본선=전봉초(안익태 기념재단 이사장) 나덕성(중앙대 음대교수) 이종영(경희대 음대〃) 박륜수(추계예대〃) 강해근(한양대 음대〃) 이정근(서울시향수석)박경옥(한양대 음대 교수) ▲2차예선=전봉초 백청심(서울대) 정명화(한국예술종합학교) 박륜수 나덕성 홍성은(단국대) 윤영숙(서울대) ▲1차예선=전봉초 김봉(경원대) 박국록(숙명여대) 이종영 강해근 박경옥 배일환(이화여대)

◎심사평/“과제곡 감각적 연주 완성도서 약간의 차이”

 안익태 첼로콩쿠르가 뜻깊은 첫해에 대상을 내지 못하여 매우 유감이다. 본선 진출자 3명 모두 테크닉 면에서 별 문제는 없으나 악곡에서 요구하는 감각적인 연주의 완성도에 약간의 차이가 있었다.

 과제곡인 랄로의 「콘체르토 라단조」는 드보르자크나 슈만에 비해서 기교나 음악적인 면에서 다소 가벼운듯 하지만 화려한 프랑스풍의 아름다운 선율이나 스페인풍의 감각적인 리듬을 살리는 일은 결코 만만치 않다. 1악장의 당당하고 남성적인 선율의 표출, 2악장의 유려하면서 애수적인 선율, 빠른 부문의 춤추는 듯한 리듬의 처리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3악장의 추상적인 선율은 마치 트럼펫의 정열적인 멜로디로 매우 감각적이어야 한다.

 김두민군은 절도있는 터치감과 힘찬 보잉으로 전악장을 통해서 열정넘치는 열연을 했다. 3악장에서 조금 덤비는 듯했지만 매우 힘찬 연주로 깊은 인상을 받았다. 섬세한 보잉, 변화있는 톤의 구성력을 갖춘다면 대성을 기대해본다.

 문지형양은 전체적으로 진한 톤으로 안정된 연주를 했다. 2악장에서 여운이 있는 멜로디를 구사했으면 더욱 색채감을 이루지 않았을까. 3악장의 변화있는 리듬감각은 매우 뛰어나다.

 배기정양은 지나칠 정도로 차분한 연주를 보여주었다. 2악장의 빠른 부분을 더욱 리듬감있게 처리했으면 변화의 폭이 넓었으리라 생각된다. 나덕성 <중앙대교수 대표집필>

◎장려상 수상 김두민군/“아무리 들어도 물리지 않는/깊이있는 연주자 되고 싶어”

 『제가 음악을 좋아하는 만큼 다른 사람들까지도 음악을 사랑할 수 있도록 기량과 정신세계를 더욱 성숙시켜 나가겠습니다』

 제1회 안익태 첼로 콩쿠르 장려상 수상자로 선정된 김두민군은 참가자 10명 가운데 최연소이면서 이미 1차예선에서 1위로 2차 예선에 올라 일찌감치 수상을 예감케 했다. 나이답지 않게 능숙한 연주력은 물론 음악의 흐름을 쫓는 감정의 몰입이 탁월하다는 평을 들어왔다.

 김군이 첼로를 시작한 것은 국민학교 4학년때이다. 4세때부터 치던 피아노가 실증날 즈음이었는데 사촌형이 포기한 첼로를 만져보고 그 음색에 매료되어 악기를 바꿔버렸다. 『피아노보다는 첼로가 감정을 더 잘 표현할 수 있었습니다』라고 김군은 덧붙인다. 그후 2년만인 91년 조선콩쿠르에 금상, 92년 이화 경향 콩쿠르에 1위, 93년 세계일보 콩쿠르에 금상을 차지해 실력을 입증받았다. 특히 올 여름에는 아스펜 뮤직페스티벌의 나카미치 첼로콘체르토 경연에서 전세계에서 온 성인연주자들과 겨뤄 당당히 1위를 했다.

 현재 예원학교 3학년인 김군은 지난 9월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첫번째 예술영재로도 뽑혀 이미 한국예술종합학교 입학시험을 치러놓은 상태이다. 음악뿐 아니라 수학 과학에도 재능이 있어 국교5,6년때 서울시 중구 컴퓨터 경진대회 금상을 탔으며 중2학년때까지도 수학은 만점을 놓치지 않던 재주꾼이다.

 드보르자크와 브람스를 좋아하며 카잘스나 피아티고르스키같은 연주자가 되길 희망한다. 『아무리 들어도 물리지 않을 정도로 깊이가 있는 이런 연주자를 닮고 싶습니다』는 그는 현재 정명화, 장형원씨에게 배우고 있다.

 아버지 김영덕(김영덕)씨(42·상계백병원 일반외과 과장)는 서울대 의대 메디컬오케스트라 출신들이 만든 「닥터스 앙상블」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아마추어 음악가이며 동생 두란양(14·예원학교 2)도 바이올린을 전공한다.【서화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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