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도」 김흥식의 동료 여직원 등 3명/제의받고 “뭔가 꺼림칙” 단호히 묵살 부천시 오정구청 세도들이 등록세수납대장을 조작한 사실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면서 이 과정에서 장부조작을 적극적으로 저지했던 공무원들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 오정구청에서 주로 세금을 횡령해 온 김흥식(김흥식·32·세무과 기능 10급)씨는 감사원의 감사사실이 알려진 9월 9일부터 9월 18일까지 전산실등지에서 세무과 일용직 전규명(전규명·구속)씨등 3명과 함께 등록세 수납원부를 정리하면서 횡령한 등록세 물건 14건을 누락시켰다.
그러나 이 14건은 원미·소사등 다른 구청이 장부에서 누락시킨 물건 1백77건, 1백20건등에 훨씬 못미치는 분량이다. 9일간의 긴 기간동안 장부조작건수가 14건에 불과했던 이유는 바로 이들의 조작을 적극적으로 저지한 3명의 동료공무원들 때문이었다.
이들은 조모(23·여·일용직), 강모(25·여·일용직)씨와 최모씨(23·행정9급)등으로 김흥식씨와 함께 세무과에서 일해 온 동료사이.
강씨는 퇴근후 집에서 김씨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감사원의 감사에 대비하기 위해 장부정리를 새로 해야 하니 도와달라』는 김씨의 말을 듣고 순간적으로 꺼림칙한 생각이 든 강씨는 어머니에게 어쩌면 좋을지를 물었다. 마침 인천 북구청사건이 언론에 의해 집중 보도되던 때였다. 『아무래도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으니 거절하라』는 어머니의 말을 듣고 제의를 묵살해버렸다.
조씨의 경우도 마찬가지. 특히 조씨는 자신이 직접 문제의 수납원부를 작성했고 「수납원부는 한번 작성하면 고칠 수 없다」는 직무원칙을 떠올리며 김씨의 간청을 단호히 뿌리칠 수 있었다.
오정구청의 수납대장 조작을 보다 적극적으로 저지한 경우는 최씨. 당시 등록세 수납원부 작성을 담당했던 최씨는 지난 9월 6일부터 24일까지 결핵성결막염으로 병가를 낸 뒤 26일 출근했다. 출근후 김씨로부터 『등록세 수납대장일부를 변조했다. 감사가 눈앞에 다가왔는데 어쩔 수 없었다』는 변명을 듣고 『누구 생사람 잡을 일 있느냐. 장부를 당장 원상복구시켜라』고 요구했다.
최씨는 김씨가 머뭇거리자 김씨를 윽박지르다시피해서 김씨가 변조한 수납원부의 원장 20여장을 찾아 원래 장부대로 복원시켰다. 이에 따라 다른 구청의 조작건수가 모두 1백여건이상인데 비해 오정구청 세도들의 횡령은폐기도는 14건만을 장부에서 누락시키는 선에서 그쳤다.
결국 횡령은폐 제의를 받았던 사람들의 한순간의 선택은 3개월후 명암이 갈렸다. 횡령공무원들의 유혹을 받아들였던 전씨등은 쇠고랑을 찼지만 최씨등 3명은 용기있는 선택으로 부패공무원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었다.【부천=서의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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