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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투자론」/민병용 본사통일문제연구소연구위원(남과 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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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투자론」/민병용 본사통일문제연구소연구위원(남과 북)

입력
1994.1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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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여름, 강남의 어느 중학교 2학년 한 교실에서 있었던 일이다. 1일교사로 자원봉사를 나간 사회지도급 인사가 학생들의 통일관심에 대해서 물어 보았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75%의 학생들이 통일이 되는 것을 반대했고 25%만 찬성을 하더라는 것이다. 한 학생은  『우리가 이렇게 잘 살고 있는데 통일이 되면 가난한 북한을 도와 주어야 한다. 그러면 우리도 다시 못살게 된다』면서 반대이유를 분명히 밝혔다는 것이다. 물론 독일국민도 통일전에는『통일이 되면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면서 60%가 반대를 했었다. 그러나 지금 독일인들은 1990년10월3일 전격적으로 동서독이 통일을 이룬 것은 「하나님이 준 선물」이었다고 감사를 하고 있다. 오늘도 계속되는 동독에 대한 지원은 민족의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을 하며 기꺼이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처음에 예상했던 독일통일의 비용은 약 1조마르크였는데 이를 훨씬 상회, 2조마르크(약9백50조원)가 들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에서도 각계에서 통일비용산출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중앙대 이상민교수(경제학)는 우리의 통일비용은 약 2천억달러가 들것이라 추산하고 있다. 물론 이비용은 ▲실업 및 고용대책지원 ▲노후시설대체와 신규산업시설 건설 ▲직업훈련 ▲북한의 외채(약 1백억달러) 상환등에 쓰여질 것이다. 이러한 막대한 통일비용마련은 ▲군사비삭감액 ▲외자도입 ▲통일국채발행 ▲통일기금조성(정부는 약 1천4백50억원 마련) ▲정부예산반영등이 예상된다.

 북한에 대한 경수로지원이 「뜨거운 감자」로 식을 줄 모른다. 미상원 아시아태평양소위원회는 미·북제네바합의에 대한 청문회를 열고 경수로 및 중유제공등을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또한 미·북 북경회의에서 북한은 한국의 경수로는 안전성때문에 받지를 않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한국은 한국대로 약 40억달러에 달할 경수로지원은 우리에게 과다한 지출이라는 의견도 만만치가 않다.

 혹시나 북한에 대한 경수로지원이 순조롭게 이루어지지 못한다면 모처럼의 성과로 평가되는 미·북핵문제합의가 사문화되고, 새해 한반도에 어떠한 긴장이 또다시 찾아올지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남북한통일은 민족경제에 큰 활력을 불어 넣어 줄 것이다. 그리고 통일한국의 경제는 민족공동체형성을 바탕으로 세계화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북한에 대한경수로지원은 외국에 대한 투자가 아니다. 이는 국내생산설비 투자로 생각을 했으면 한다. 통일의 그날을 위해서 미리 북한에 원자력발전소를 세워준다는 마음의 여유를 보였으면 좋을 것이다.

 「통일은 위기지만 긍정적인 위기」라고 지난 11월22일 국회에서 열린 한·독통일워크숍에서 볼프강 첼러씨(동독지역 작센주 상무차관)가 강조했다. 이제 한반도통일을 이루는 원동력은 군사력이 아니라 경제력이다. 한국은 경수로지원 및 중유제공을 통해 북한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를 한다는 자신감을 가졌으면 한다. 미래를 위한 투자를 하는동안 오늘은 비록 힘들고 고생이 되어도 21세기부터 한반도의 역사는 분명 세계화의 꽃을 피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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