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빛·낯빛·몸짓등 신체표현은 내면적 덕성의 표출”/이승환교수 주장… 오늘 철학연구회 세미나 유가에서 전통적으로 강조돼온 「수신」「예」등을 추상적 개념 대신 신체의 구체적 감성표현, 즉 표정이나 몸짓을 통해 이해해야 한다는 주장이 동양철학계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승환교수(고려대)는 3일 이화여대에서 「감성의 철학」을 주제로 여는 철학연구회(회장 정대현)정기발표회에 미리 제출한 논문을 통해 눈빛 낯빛 몸짓 옷차림등 겉으로 드러난 표현을 동양철학의 주요 연구대상으로 삼아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눈빛, 낯빛, 몸짓:유가전통에서 덕의 감성적 표현에 관하여」라는 논문에서 『근대이후 동양철학자들이 서양의 이성중심주의적인 관념론을 받아들여 여기에 귀속될 수 없는 내용을 비철학적이거나 미신적인 것으로 돌렸다. 특히 몸이 정신에 비해 열등하다고 치부하는 서양철학적 사고방식은 몸과 감성에 관한 논의를 한의사와 관상가, 사회심리학자의 영역으로 넘겨버렸다』고 신랄히 비판하고 있다.
또 행위자의 성품보다는 「행위」의 옳고 그름을 가릴 수 있는 보편적 규칙수립에 초점을 맞춘 「규칙중심 윤리학」과 개인의 자유를 앞세우는 「자유주의 사회철학」의 범람이 감성적 접촉에 담긴 철학을 「비합리적」이라는 이유로 추방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신과 육체의 통일체로서 「몸」을 생각하는 유가사상은 신체적 표현을 내면적인 덕성의 자연스런 표출로 간주하고, 이와같은 비언어적 의사소통이 유교에 기반을 둔 전통윤리구조를 유지해온 핵심이다. 따라서 유가사상의 정확한 이해는 눈빛 낯빛 몸짓등의 구체적인 상황분석을 통해서만 가능하며 이렇게 함으로써 권력과 도덕의 관계를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부모의 상중에 자녀가 지녀야할 낯빛, 지휘관이 부하들 앞에서 보여야하는 표정에서 부터 일상생활에서의 눈빛, 걸음걸이, 손의 모양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행위가 유가적 덕목인 「수신」의 대상으로서 그 사상의 본질을 구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같은 신체적 몸짓의 분석을 통해 유교는 개인의 감정과 욕망에 대한 끝없는 절제와 극기를 바탕으로 철저하게 「소속된 삶」을 지향하는 「공동체의 철학」이라고 결론짓고, 현대사회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일상생활에서 유교적 감성표현에 대한 훈련이 시급하다고 결론을 지었다.【최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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