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 이씨 31대손… 이창근씨/“현지주민 큰환영… 민간외교 기념사업 추진” 13세기초 고려에 귀화해 화산 이씨의 시조가 된 대월국(베트남) 리(LY)왕조의 7대 왕자 리 안 투옹(이룡상)의 31대손 이창근씨(37·사업·서울 서초구 방배동)가 7세기만에 베트남에 있는 조상의 사당에 참배했다.
현지에서 자신의 뿌리를 확인한 이씨는 리 왕자가 고려에 귀화하게된 경위를 베트남 국민들에게 알리는 일과 한·베트남 양국의 우호를 다지는 기념사업을 추진하기에 분주하다.
30일 베트남에서 돌아온 이씨는 『조상의 사당이 있는 하박성 노인들은 저의 사당참배를 지켜보면서 전설대로 왕조의 후손이 돌아왔다고 눈물을 흘리며 따뜻하게 맞아줘 놀랐다』고 말했다. 지금도 베트남에서 매년 리 왕조탄생 기념식이 거행되고 있는 사실에 뿌듯한 자부심도 느꼈다.
이씨는 지난달 24일 베트남을 방문, 1주일간 머물면서 주민들로부터 융숭한 왕손 대접을 받았다. 이씨는 가문의 내력이 적힌 병풍 「수항문기적비」와 화산 이씨 족보를 하노이대학에 기증했다. 「수강문기적비」에는 리 왕자가 황해도 옹진반도에 표류한 상황과 몽고군을 지략으로 굴복시켜 고려왕조로부터 관직 토지 시종을 하사받았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씨는 베트남에 있는 동안 시조의 일대기를 영화화하기로 결정, 베트남 역사학자들에게 「황숙 이룡상」번역을 의뢰했다. 이 책은 67년 강무학씨가 쓴 시조의 일대기.
이씨는 이달 15, 16일 베트남 하노이 대학에서 열리는 국제학술심포지엄 참석차 다시 하박성을 찾을 예정이다. 현지학생을 위한 장학금 전달등 기념사업을 본격화하고, 여력이 닿는대로 베트남에 기술학교를 세워 양국 유학생 교환등 문화·교육사업도 펼 생각이다.
리 왕조는 1009년부터 1225년까지 대월국에서 가장 오랫동안 강성한 세력을 누린 왕조로, 리 안 투옹 왕자는 7대 왕자였다. 그러나 부왕이 외척에 왕위를 찬탈당해 왕족이 모두 멸살당할 위기에 몰리자 리 왕자는 박해를 피해 중국 피난길에 올랐다. 배가 표류하다 황해도 옹진반도에 상륙, 끊어질뻔 했던 혈통이 한국에서 이어졌다.
리 왕자는 고려에 정착한 직후 원나라의 고려침공때 옹진현감을 도와 적병 70여명을 포로로 잡는 공을 세워 고종으로부터 화산군칭호를 하사받았다. 이후 화산 이씨 후손들은 고려와 조선 두 왕조에 많은 인물을 배출했다.【황유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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