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교계 「의원직사퇴」 강한불만/DJ-KT 갈등기류에 우려도 민주당은 29일의 의원총회에서 전날(28일) 최고위원회의의 12월12일까지 장외투쟁계속 결정을 만장일치로 추인했다. 12·12공세돌입이후 모처럼만에 열린 의총이어서 당의 노선설정을 둘러싸고 그동안 쌓인 불만과 이견이 분출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의외로 발언수위는 그다지 높지 않았다.
27, 28 양일간 마라톤 최고위원회의에서 도출된 결론이 그나마 최선의 봉합이었다는게 대부분 의원들의 인식인 듯했다. 동교동계의 장형인 권로갑최고위원은 회의시작전 기자들과 만나 『다음달 12일까지 이기택대표에게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주변의원들에게도 지도부의 결정취지를 충분히 설명했다』고 말해 회의가 순항할 것임을 예고했다. 그러나 「각론」에까지 이론이 없을 수는 없었다. 투쟁전술과 당론결정과정에 관한 다양한 문제제기가 나왔고 일각에서는 이대표의 의원직사퇴에 노골적인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또 일부 의원들은 여전히 즉각 등원론을 굽히지않아 향후 상황에 따라서는 투쟁방향을 둘러싼 내홍이 언제든 재연될 수도 있음을 보여주었다.
먼저 제정구의원은 당지도부의 전술적 오류을 질타했다. 제의원은 『투쟁과정에서 당이 감추어야 할 당론집약과정을 무분별하게 노출, 공세초점이 흐려진 채 당의 분열상만 부각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동교동계 의원들은 이대표의 의원직사퇴를 비판하며 이대표에 대한 「감정적 앙금」을 드러냈다. 한화갑의원은 『반란자 기소를 관철하려면 우리가 정권을 잡고있든지, 아니면 87년 6·10항쟁때처럼 전국민적 지지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전제, 『현재 어떤 조건도 충족되지 않은 시점에서 사퇴라는 극약수단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림복진의원은 『오케스트라의 지휘자가 악기를 직접 연주한다면 오케스트라는 혼돈에 빠지고말 것』이라며 『이대표는 지금 지휘봉을 놓고 악기를 잡은 셈』이라고 비판했다. 박태영의원은 한발 더나아가 『대표는 사고의 폭을 넓혀 당권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당의 집권을 위해 당을 이끌어야 한다』고 이대표측 강공 드라이브의 「의도」에 대한 의혹을 숨기지 않았다.
이와 함께 장기욱 장영달의원은 12·12공소시효연장을 통한 장기투쟁논리로, 이희천의원은 WTO비준안및 추곡수매 동의안심의를 명분으로 우회적인 등원론을 개진했고 오탄의원은 아예 『당장 국회에 들어가자』고 요구했다.
반면 홍사덕의원등은 『당이 단합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전의원이 사퇴서를 써서 대표나 최고위원회의에 맡기자』며 이대표의 입장을 옹호했다.
회의에서는 12·12공세의 와중에 김대중아태재단이사장과 이대표사이에 미묘한 갈등기류가 형성되고 있는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채영석의원은 『당이 있어야 의원도 되고 당권도 있는 것인 만큼 지도부가 말조심을 해야할 것』이라고 주문했고 김인곤의원은 『두분 사이에 금이 가지 않도록 모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자』라고 강조했다.【유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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