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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태 민주지도자회의/「정국경색」 파장불구/김 사장 “전력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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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태 민주지도자회의/「정국경색」 파장불구/김 사장 “전력투구”

입력
1994.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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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구상 구체화 계기로…” 관측/민주당내 갈등으로 타격 “낙담” 민주당의 심상치 않은 내분에도 불구, 김대중아태이사장은 그동안 심혈을 기울여 준비해온 아태민주지도자회의 개막(12월1일·서울 힐튼호텔)을 앞두고 분주하게 움직이고있다. 회의 참석을 위해 속속 도착하고 있는 인사들을 맞으랴, 행사계획을 최종 점검하랴 눈코 뜰 새가 없다고 재단 관계자들은 전한다.

 참가하는 인사들의 면면만을 봐도 김이사장이 이번 행사에 쏟은 노력의 정도를 알 수있다. 코라손 아키노전필리핀대통령등 국가및 정부수반급 인사 7명을 비롯, 30여개국에서 전현직정치인 고위관료 언론인 학자등 2백여명의 유력인사가 회의에 참석한다.

 재단측은 김이사장이 이번 행사를 통해 명실상부하게 국제적인 민주지도자로 부각되기를 기대하고있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김이사장이 이번 행사가 성공할 경우 새로운 형태의 리더십을 형성해 장차 그의 장기구상을 구체화하는 계기로 삼으려 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그러나 예상치 않은 정국 변수에 재단측은 크게 당황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기택민주당대표의 12·12강공으로 빚어진 정국경색이 행사에 입힐 타격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이사장도 최근의 상황에 대해 크게 낙담한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김이사장은 얼마전 12·12투쟁 와중에서도 민주당 최고위원들을 직접 불러 민주당의원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었다.

 이에따라 민주당의원들은 일본, 미주, 유럽, 아시아반등으로 나누어 최고위원 2명씩을 반장으로 의원 6∼7명이 배치돼 행사참석 외국인사들의 영접및 안내등을 담당하기로 했다.

 그러나 김이사장의 등원촉구발언과 이대표의 의원직사퇴및 투쟁방법론등을 둘러싸고 민주당내 갈등이 심화되면서 행사준비에 민주당의 전폭적인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게 돼버렸다. 이번 행사에 큰 기대를 걸고 전력투구해온 김이사장으로서는 낭패스런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김이사장이 한 주간지 인터뷰를 통해 이대표에게 등원을 촉구한 것도 이같은 상황을 의식해서 였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재단측은 또 행사개막에 김영삼대통령이 직접 참석, 축사를 함으로써 결정적으로 행사의 위상을 높일 수 있기를 기대했으나 김대통령이 참석대신 축하메시지만 보내기로 함으로써 이 역시 여의치 않게 됐다. 김이사장은 『축하메시지만도 고맙다』고 감사의 뜻을 밝혔으나 김대통령의 참석이 결정적으로 어렵게 된 데는 최근의 정국경색도 무관치 않다고 보고 매우 서운해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있다.

 재단측은 또 다음달 18일로 예정된 후원회를 위해 민주당의원들에게 상당한 액수의 후원금 모금을 맡겨놓고 있는데 최근의 당내 갈등와중에서 후원금모금차질이 예상될 뿐만 아니라 모금자체에 대한 잡음도 증폭되고있어 곤혹스런 입장이다. 12·12투쟁을 둘러싼 정국경색의 최대의 피해자는 김이사장이라는 말이 그래서 과장만은 아닌 것같다.【이계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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