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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공습 혹떼려다 붙인꼴”/보스니아사태 미 언론의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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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공습 혹떼려다 붙인꼴”/보스니아사태 미 언론의 시각

입력
1994.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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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비아계 공격 의지만 부채질/미·서유럽 알력표출 심각한 문제

 유엔과 나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보스니아의 비하치시가 세르비아계에 곧 함락될 전망이어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무력감을 절감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와 뉴욕타임스의 사설과 칼럼을 정리해본다.

▷워싱턴 포스트◁

 비하치 인근 안전지대의 세르비아계에 대한 유엔의 공격은 차라리 안하는 것만 못했다. 무력한 공습으로 세르비아계의 공격의지만을 한층 자극했을 뿐이다. 결국 보스니아정부는 비하치이외의 지역도 상실할 위험에 처해 있다.

 이같은 상황전개로 보스니아정부는 전면적인 휴전을 고려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전면 휴전의 결과는 세르비아 점령지역에 대한 세르비아계의 군사적인 통제권을 완전히 용인하는 꼴이 될 것이다.

 나토로서는 이런 치욕적인 수모를 피할 수는 없었는가. 보스니아에 평화유지군을 파견하고 있는 유럽내 나토회원국들로서는 세르비아계의 보복위협에 대응해 평화유지군을 전면 철수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랬으면 나토는 세르비아계에 대해 공군력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토로서는 이러한 선택이 정치적으로 입맛에 맞는 게 아니었다.

 유엔은 평화의 중재자로서 나서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압도적인 군사력을 바탕으로 세르비아계는 교전상태의 영구종식을 바라고 있다. 그러나 재기를 노리는 보스니아정부는 3개월간의 일시휴전을 원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으로 볼때 일부 점령지역의 실직적 양보를 규정한 국제 평화안을 수락하도록 세르비아계를 설득할 수 있는 여지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이를 위해서는 세르비아계가 국제사회의 준칙을 계속 무시하는한 끊임없는 경제적 제재와 정치적 고립에 직면할 뿐이라는 사실을 그들에게 인식시켜야 한다. 비하치를 장악한 뒤 세르비아계가 보여줄 행동은 그들이 국제사회의 요구에 조금이라고 부응할 의사가 있는 지를 판단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뉴욕타임스◁

 미국과 서유럽은 유럽미래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문제인 보스니아내전에서 서로 갈라섰다. 양진영은 최근 세르비아계에 대한 공습을 함께 감행했지만 서로 비난하는 처지가 됐다. 미국은 서유럽측이 구유고를 도덕적으로 포기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서유럽측은 미국이 구유고에서 손을 빼는등 무책임하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맞받아치고 있다.

 미중간선거가 공화당의 승리로 끝나자 의회는 국제문제에서 눈을 돌려 국내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위싱턴에서는 소수만이 유럽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미국을 더 이상 믿을 수 없게 된 유럽연합은 이제 지금까지 무시해왔던 안보기구인 서유럽연합(WEU)에 커다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WEU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존재하는한 큰 의미가 없다. 미국과 서유럽은 나토를 통해 서로 다른 정책을 수행할 수는 없다. 만일 유럽인들이 그들 고유의 정책을 수행하고 싶다면 독자적인 군사조직을 가져야할 것이다. 독일정부는 프랑스·독일·벨기에 연합으로 구성된 유럽군이 유럽의 미래에 중요하다는 점을 확신하고 있다. 영국정부조차도 나토밖에서 유럽에 안보이해를 가지고 있다고 믿는 것처럼 보이며 최근엔 유럽군의 창설을 심각히 고려하고 있다.

 근본적인 의미에서 유럽이 미국으로부터 멀어지는 것은 어쩔수 없는 일이다. 냉전의 두려움이 사라진 지금 대서양을 사이에 둔 양진영이 서로의 견해를 달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그렇지만 양진영의 반목을 낳게 한 조건들과 그 과정에서 표출된 알력은 미국과 서유럽의 미래관계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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