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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추얼 소사이어티/공간초월/촉감·후각까지 전달(첨단과학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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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추얼 소사이어티/공간초월/촉감·후각까지 전달(첨단과학의 현장)

입력
1994.1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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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대화 넘어서 영상접촉시대로/관련 핵심기술 급속개발/2000년대 초반 실현기대공상과학 시리즈로 인기를 모았던 영화 「스타워즈」에는 미래의 개인통신장비 전자총등 말 그대로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첨단기기들이 등장한다. 이중에서도 사령부 상황실에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우주공간을 뛰어 넘어 적지에 투입된 요원들과 바로 곁에서 실제 인물이 움직이는 듯한 생생한 동화상과 음성으로 대화하는 장면은 특히 눈길을 끈다. 눈앞에서 실제 상황이 벌어지는 것과 다름없는 화질과 영화화면크기의 대형 화상으로 영상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이제 더이상 영화속의 장면에 그치지 않게 되고 있다.

 단순히 큰 화면을 보며 대화를 나누는 것뿐 아니라 원거리의 화면속 인물을 촉감과 후각으로까지 느낄 수 있는 영상접촉이 초고속정보통신망 컴퓨터센서 오디오 비디오등 관련기술의 급속한 발달에 힘입어 현실로 다가서고 있다. 「버추얼 소사이어티」(VIRTUAL SOCIETY·공간초월의 사회)가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런 일들을 당장 완전 실용화할 수는 없다. 그러나 실용화에 가장 필수적인 초고속정보통신망의 구축이 이미 시작됐고 컴퓨터·화상처리기술은 가히 절정에 이르고 있는 만큼 2천년대 초반이면 버추얼 소사이어티가 실현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소 임주환박사(전자공학·교환기술연구단장)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컴퓨터기술은 만화로나 볼 수 있었던 시공을 초월한 사회를 앞당기고 있다』면서 『미국과 일본이 이 분야 연구개발에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어 2005년까지는 기반 기술이 완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버추얼 소사이어티의 실현에는 현대과학의 모든 첨단기술이 동원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고속정보통신망은 필수적이고 기본적인 조건이며 여기에 영상정보를 압축·송수신하는 최첨단 통신기술이 가세해야 한다. 사람과 물체의 형상을 실제 느낌과 다름없이 볼 수 있는 고선명(HD)화질의 벽걸이TV 개발, 화상을 입체감있게 처리하는 기술도 필요하다. 이런 기술은 미·일은 물론 우리나라도 이미 상당한 수준에 올라 2000년이전에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보다 완벽한 실체감을 느낄 수 있도록 원거리의 인물을 촉감과 후각으로 감지할 수 있는 기술의 개발이다. 일본은 80년대말부터 ATR통신기술연구소등을 중심으로 이 분야 연구를 진행시켜 원거리에 떨어져 있는 상대를 촉감으로 감지하고 이를 전자신호로 바꿔 송신할 수 있는 센서와 이 신호를 받아 그대로 전달하는 초기기술을 개발했다.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화면속의 상대를 후각으로 느낄 수 있는 기술의 개발도 상당한 진척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의 성과를 토대로 일본전자통신학회는 색상을 수천 수만가지로 분류해 색상마다 표준기호를 만드는 것처럼 촉감을 전기신호로 송수신할수 있도록 힘의 세기로 미세하게 분류한 촉감표준기호를 제정했다. 미국도 IBM등 통신 컴퓨터관련 대기업들이 촉각과 후각을 재생시키는 기술의 개발에 박차를 가해 일본을 따라잡을 만한 수준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련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가져올 버추얼 소사이어티는 우리의 가정, 사회생활전반에 상상을 뛰어 넘는 변화를 몰고 올 것이다. 핵가족의 일반화에 따라 서로 멀리 떨어져 외톨이들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굳이 시간을 낼 필요없이 곁에 있는것과 같은 느낌으로 식사하고 대화를 나누며 전국 각지에 흩어져 사는 친지들과 언제라도 시간만 맞추면 원격파티를 열 수 있게 된다. 특히 재택근무, 원격의료, 원격교육, 원격화상회의등이 일상화되면서 우리의 사회생활 양태는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달라질 것이다. 초고속정보통신망기획구축단천조운부단장은 『버추얼 소사이어티의 실현은 시간문제이지만 이에앞서 비인간화, 개인간 접촉단절등의 중요한 문제도 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김동영기자】

◎초고속 정보통신망/「버추얼 월드」실현할 차세대SOC/우리나라도 2015년까지 구축계획

 초고속정보통신망은「버추얼 소사이어티」를 실현하는데 필수요건일 뿐아니라 차세대 사회간접자본중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게될 것이다.

 미국과 일본의 경우 2010년 완료를 목표로 초고속 정보통신망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도 2015년까지 초고속정보통신망을 전국에 걸쳐 완성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이미 사업에 착수했다. 초고속정보통신망은 전국 모든 가정에까지 광케이블망을 연결해 화상 음성 데이터등 모든 정보통신을 신속하고 원활하게 소통시키는 최첨단통신망이다. 이것이 완벽하게 구축될 때 버추얼 소사이어티, 멀티미디어등 차세대 정보통신서비스가 제기능을 할 수있고 각 산업분야의 국제경쟁력도 그만큼 높아지게 된다. 정부는 이를 위해 총45조원의 엄청난 사업비를 투입키로 하고 올해초부터 기본망의 구축에 나서고 있다. 각 관련부처가 참여해 최근 발족한 초고속정보통신망구축기획단의 사업계획에 의하면 1단계로 97년까지 직할시급 대도시간에 시범망을 구축하고 대량통신수요처에 광케이블을 설치하는등 기반조성을 끝낼 예정이다. 이어 2002년까지 기업체 아파트등 인구밀집건물에 망구축을 확대하고 2015년까지는 일반가정에까지 광케이블 연결을 마치게 된다.

 이때쯤이면 거리와 관계없이 사회 각 구성원이 늘 곁에서 생활하고 활동하는 것과 다름없는 버추얼 소사이어티가 우리 일상의 모습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최근 들어서는 초고속정보통신망의 국제화 구상들도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이런 계획들이 실현돼 각국의 초고속정보통신망이 서로 연결되면 버추얼 소사이어티는 「버추얼 월드」로 확대돼 세계가 지구촌 한마을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새로운 공존의 생활양식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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