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프로 권투」등 일부 스포츠부문에 자본주의적 요소를 도입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북한은 특히 내년 4월에 개최될 「평화를 위한 평양 국제체육 및 문화축제」에 무하마드 알리, 조지 포먼, 안토니오 이노키등을 초청, 세기의 대결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혀 관심을 더해주고 있다. 북한은 그동안 체육을 사회주의 건설과 국방력 강화의 한 부속 수단으로 정의하면서 자유세계의 일부 프로스포츠들에 대해서는 『부르주아 체육으로 퇴폐적이며 소비적』이라며 터부시해 왔다.
북한은 그러나 최근 일부 스포츠의 프로화를 모색하는 동시에 「프로선수」를 육성하는 한편 스포츠 관련 기념품과 레저·스포츠시설을 통한 각종 수익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북한의 일부 스포츠가 자본주의적 색채를 띠기 시작한 것은 90년대 들면서부터. 북한은 90년 6월과 8월 아시아야구연맹(BFA)과 국제야구연맹(IBA)에 각각 정식 가입했다. 또 같은해 8월 「평양컵 국제축구대회」를 신설하여 최초로 「상금제」라는 경기방식을 채택, 1·2·3위팀에 각각 2만달러, 1만달러, 5천달러의 상금을 주기 시작했다. 이는 극심한 외화부족을 겪고 있는 북한 사정을 고려할때 파격적인 상금이어서 주목 됐었다.
야구의 경우 북한은 그동안 『야구는 자본주의 색채가 가장 짙은 스포츠』라며 배척해 왔으나 86년10월 제91차 IOC총회에서 야구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됨에 따라 86년12월부터 야구를 국가적 차원에서 보급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2월 호주에서 개최된 제17회 아시아 야구선수권대회에는 20명의 선수단을 파견하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4월 관영 중앙TV는 「93공화국 프로권투선수권대회」를 방영, 북한이 일부 스포츠의 프로화를 추진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당시 평양 청춘거리 중경기장에서 열린 프로권투대회에서는 4·25체육선수단, 압록강선수단등 9개선수단에서 17개급 67명의 선수들이 참가해 매회 3분씩 예선 4회전, 준결승 6회전, 결승 8회전의 경기를 치렀다. 특히 당시 링위에는 매회전 한복차림의 「라운드 걸」까지 등장해 이채를 띠었다.
북한은 91년 일본서 열린 제41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사상 최초로 남북단일팀이 출전, 여자단체전 우승을 차지하자 이분희(북)·유순복(//)·현정화(남)등의 얼굴을 새긴 4종의 기념주화를 발행해 세계화폐시장에 내놓기도 했다.
북한은 이밖에도 87년 평양과 남포시 사이에 있는 태성호 주변에 18홀짜리 「평양 골프장」을 건설, 조총련상공인과 외국인들을 상대로 외화벌이를 해오고 있다. 올초에는 평양 통일거리 입구에 볼링장·실내골프장·수영장·수상스키장등을 비롯한 각종 위락시설을 갖춘 「낙원관」이란 대규모 종합 레저·스포츠센터를 건립, 수익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홍윤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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