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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영화감독그린어웨이의 신작오페라「로자」/폭력·엽기로 가득차“경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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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영화감독그린어웨이의 신작오페라「로자」/폭력·엽기로 가득차“경악”

입력
1994.1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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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후 관객들 야유도 찬사도 잊어” 최근 국내에 비디오로 소개된 영화 「요리사 도둑 그의 아내 그리고 정부」를 만든 영국 영화감독 피터 그린어웨이가 직접 대본을 쓰고 연출을 맡은 신작 오페라 「로자」가 11월 초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오페라극장에서 초연되었다.

 「말(마)극」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오페라는 평소 그린어웨이의 철학을 반영한 듯 폭력과 엽기로 가득찼다.「로자」는 57년 피신처인 멕시코의 도살장에서 피살당한 팝송 작곡가이며 피아니스트인 후안 마누엘 데 로자를 모델로 삼았다. 로자는 에스메랄다라는 여자를 납치해서 가두고 자기가 가장 사랑하는 말처럼 다루었다. 말처럼 달리게 했으며 재갈을 물리고 낙인을 찍었다.에스메랄다는 이 과정을 낱낱이 어머니에게 편지로 알리면서도 점차 말이 되어 갔다. 말(언)을 잊고 짖기 시작했으며 두 팔까지 발로 사용하여 네발로 움직이는 것을 즐겼다. 마침내 로자는 에스메랄다의 오빠들이 쏜 총 두발을 등에 맞고 죽었다.

 막간없이 12개의 장면으로 연결된 오페라는 진행될수록 하얗던 에스메랄다의 나체(무대위에서는 달라붙는 하얀 옷)가 피와 얼룩으로 더러워지고 무대 전체도 점차 광란의 색채를 띠어 간다. 11월2일 초연 첫날 공연후 관객들은 찬사도 야유도 잊고 멍한 표정이었다고 외신은 전했다.

 피터 그린어웨이는 이 오페라에 영화의 여러 장면을 짜깁기 했다. 에스메랄다의 오빠들은 말보로 광고탑에서 튀어나왔고 죽은 로자는 말에 올라 타서 군중을 이끌어 영화 「엘시드」의 찰턴 헤스턴의 최후를 흉내낸다. 

 이 오페라의 음악은 네덜란드의 루이스 안드리슨(55)이 맡아 피아노 2대 신디사이저 북과 타악기를 중심으로 재즈와 멕시코의 민속음악이 결합된 멜로디를 만들었으며 노래는 매우 단조롭다.

 『폭력없이 창조도 없다』고 주장하는 그린어웨이는 이것이 첫 오페라작품이지만 11개의 오페라 기획을 이미 발표했다. 그 가운데 두번째 작품인 「물위를 날다」가 95년 5월에 스트라스부르에서 초연된다. 

 이카루스의 전설을 토대로 한 이 작품은 이번 작품과는 달리 「고전적인 화법」을 쓸 것이라고 그는 예고한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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