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까지 양원통과 확실【워싱턴=이상석특파원】 빌 클린턴미대통령과 야당인 공화당 상원 원내총무인 보브 돌의원은 23일 백악관에서 합동기자회견을 갖고 세계무역기구(WTO)발족을 위한 우루과이라운드(UR)협정 이행법안의 의회 통과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에따라 UR협정의 비준문제를 둘러싼 미국내 정치적 논란은 사실상 일단락됐으며 상하양원은 이변이 없는 한 오는 12월1일까지 UR협정 이행법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
돌의원은 클린턴대통령을 비롯, 미키 캔터무역대표 벤슨재무장관등과 UR이행법안의 보완방안을 협의한 뒤 가진 회견에서 『우리는 WTO에 관해 제기됐던 일부 우려들을 해소했다』면서 공화당 상원의원들에게 UR협정 이행법안에 대한 지지를 당부하는 개인적인 서한을 발송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원은 오는 29일, 상원은 30일과 12월 1일 각각 특별회의를 열어 UR협정 이행법안을 처리할 방침이다.
클린턴대통령과 돌의원은 이날 협의에서 ▲5명의 퇴직 항소법원 판사로 소위원회를 구성, WTO와 미국익과의 관계를 심사하고 ▲WTO가 미국익에 부당한 결정을 5년내에 3차례 내렸다고 판단될 경우 미의회는 WTO 탈퇴 결의안을 의결할 수 있으며 ▲위원회가 2차례의 부당한 결정을 내렸다고 판단했을 때는 의회가 행정부측에 재교섭을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토록 합의했다.
◎미 “불리하면 탈퇴” 회원국 반발클듯/국내법 가트안에 우선 「자국이기」 관철/돌,대통령 거부권도 막아 정치적승리(해설)
우루과이라운드 이행법안(일명 가트이행법안)의 의회통과 실패를 우려한 클린턴미행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의 조건부 탈퇴를 골자로하는 타협안에 합의함으로써 가트회원국들간에 커다란 마찰이 예상된다.
클린턴미행정부는 23일 보브 돌 공화당 상원원내총무와 가트이행안 인준을 위한 협상을 갖고 WTO가 미국에 「부당한(UNJUSTIFIED)」 결정을 내릴 경우 WTO탈퇴를 위한 절차를 밟는다는 내용의 타협안을 마련하고 이를 공표했다.
이날 합의에 따르면 미국정부는 우선 5명의 전직 항소심법관으로 구성되는 WTO 심사위에서 무역분쟁과 관련한 WTO의 결정사항을 면밀히 검토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만일 WTO가 5년이내에 3회이상 미국에 불리한 결정을 내리면 미의회는 WTO탈퇴를 위한 표결을 실시한다. 대통령은 의회가 통과시킨 결의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돼있다.
이에따라 클린턴행정부는 WTO의 표결시 미국과 같은 경제대국도 1표만 행사할 수 있는 규정이 주권을 지나치게 양도하는 것이라는 비난을 무마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지난 수년동안 우여곡절끝에 타결된 우루과이라운드 합의를 미국의 국가이익에 따라 일방적으로 파기할 수도 있어 유럽연합(EU)을 비롯한 여타 회원국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가트이행법안을 조약으로 간주하고 이를 이번 국회회기내에 통과시키려하고 있지만 미국의 경우 가트이행안은 국내법에 우선할 수 없게 돼있을 정도로 자국의 이익을 앞세우고 있다. 일례로 통상법 301조와 WTO의 결정이 상충될 경우 WTO의 결정을 존중치 않아도 된다.
그러나 이날 합의는 96년 대선출마가 확실한 보브 돌의원의 정치적 승리로 비쳐지고 있다. 그는 이번에 로이드 벤슨재무장관으로부터 내년초 104차 의회가 개원되면 자본소득세 삭감안을 심각히 검토하겠다는 다짐을 받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에따라 중산층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명분과 함께 가트비준안을 살려냈다는 평가를 얻게돼 일석이조의 정치적 이득을 챙기게 됐다.
당초 돌의원을 비롯한 가트법안 반대자들은 이 법안의 비준에 앞서 3가지 사항을 관철할 것을 요구했었다. 첫째는 1인1표제 분쟁조정 메커니즘을 바꾸라는 것이고, 둘째가 WTO 규정과 국내법과의 상충관계를 조정할 상설위원회를 구성하자는 것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은 WTO의 결정으로부터 미국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하라는 요구였다. 결국 미국정부는 이 가운데서 세번째 요구사항을 들어준 셈이다. 이날 합의에 따라 가트이행법안은 오는 29일의 하원과 내달1일의 상원표결을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워싱턴=이상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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