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제작영화… 삼성나이세스도 투자/방대한 오픈세트… 일항구 옮긴듯 튀니지의 지중해연안도시 비제르트시 외곽의 이시큘호반에는 초초상의 슬픈 사랑을 그린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의 선율이 연일 울려퍼지고 있다. 미 해군장교 핑커톤을 사랑하다 자살한 게이샤 초초상의 사랑을 영상에 옮기는 오페라영화 「나비부인」의 촬영현장이다. 프랑스의 TV토크쇼 진행자겸 다큐멘터리연출자인 프레데릭 미테랑(프랑수아 미테랑 프랑스대통령의 조카)이 기획, 감독하는 이 영화는 지난달 20일 촬영이 시작돼 12월말까지 2개월간 튀니지에서 오픈세트촬영을 끝내고 내년중 프랑스를 비롯, 전세계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총제작비 5백80만달러(약 47억원)가 드는 이 영화는 프랑스의 독립영화제작사인 에라토필름과 이데알 오데앙스사가 공동제작하고 일본의 소니사(1백만달러)와 한국의 삼성나이세스(80만달러)가 투자하는 형식으로 제작된다.
비제르트시는 지중해에 있는 이름난 휴양도시로 해안을 끼고 아름다운 호수와 푸른 하늘, 열대림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이루고 있다. 제작팀은 비제르트시로부터 자동차로 30분거리인 이시큘호수의 북쪽 언덕 약 2천여평에 일본 나가사키항을 꾸몄다. 당초 나가사키와 한국의 충무, 중국의 항주등지를 로케후보지로 검토했으나 현대화한 경관과 경비등이 문제가 돼 넓은 대지와 저렴한 인건비, 파리에서 비행기로 두시간반 거리라는 지리적인 이점을 지닌 비제르트로 결정했다.
제작팀은 황토 언덕에 나무를 옮겨심고 농경지를 만드는등 7주에 걸쳐 정지작업을 벌인 후 초초상의 집등 10여채의 일본전통가옥을 건립했다. 세트에 필요한 소도구와 고가구들은 일본과 프랑스의 골동품시장에서 트럭 5대분을 구입, 공수했다.
출연진은 미국과 중국 독일에서 활동중인 중견과 신인성악가들이 망라됐다. 초초상은 상해의 신예성악가 잉황(24), 핑커톤은 필라델피아출신의 리처드 트럭셀(33)이 각각 맡았다. 이들은 제임스 콜론이 지휘하는 파리오케스트라와 프랑스라디오합창단의 연주로 지난 8월 파리의 스튜디오에서 녹음을 끝내 세트촬영에서는 립싱크로 진행되고 있다.【비제르트=김경희기자】
◎「나비부인」 초초상역 중국신인성악가 잉황/“국제무대 첫선… 가슴설레요”
오페라 「나비부인」의 초초상은 소프라노라면 누구나 탐내는 매력적인 배역이다.
프레데릭 미테랑감독의 오페라영화 「나비부인」에 초초상으로 발탁된 중국 상해출신의 신인성악가 잉황(24)은 이 작품으로 국제무대에 성공적으로 데뷔하겠다는 각오로 연일 12시간씩 강행되는 촬영을 불평 한마디없이 묵묵히 견뎌내고 있다. 잉황은 15세의 게이샤 초초상에 어울리는 섬세한 용모와 음색을 지녔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 봄 초초상을 맡게 됐다는 연락을 받고 흥분을 느꼈습니다. 초초상은 어리면서도 강하고 섬세한 여자여서 매력을 느끼고 있습니다. 연기에 어려움은 많지만 국제무대 데뷔라는 자부심에서 어려움을 이겨내고 있습니다』
92년 상해음악원을 졸업한 후 주로 콘서트무대에 서 온 잉황에게 오페라연기는 처음이다. 그러나 초초상에 몰입한 그의 연기는 어떤 프로가수 못지않다는 것이 촬영을 지켜본 감독등 스태프들의 얘기. 잉황은 지난해 4월 김일성의 생일에 축하사절단으로 파견돼 평양무대에 섰을만큼 중국에서는 인정받는 소프라노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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