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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모두 “시간 더 필요” 신경전/「영수회담」 휴일 막후접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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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모두 “시간 더 필요” 신경전/「영수회담」 휴일 막후접촉

입력
1994.1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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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은 청와대에” 후속책 숙의/민주/“무산땐 여론화살” 대책부심/민자 여야는 일요일인 20일에도 영수회담을 위한 사전정지작업을 계속했지만 절충점을 찾는데 실패했다. 이 때문에 영수회담은 늦어지게 됐으며 아예 무산되는 것아니냐는 성급한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만나서 대화를 하라는 여론의 눈총이 갈수록 따가워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회담의 성사가능성을 어둡게 보는 비관론이 일고 있는것도 사실이지만 아직은 서로가 벼랑끝까지 가지 않아 유리한 입장을 관철하기 위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민주당◁

 민주당은 영수회담에 응한다는 입장을 이미 밝혔기 때문에 공은 청와대측에 넘어가 있다고 주장하고있다. 그러나 막후접촉 결과 여권으로부터 진전된 제의가 없자 안타깝다는 모습이다. 이기택대표는 이날 북아현동자택에서 막후접촉결과를 보고 받은뒤 주변인사들과 향후 대응방안을 숙의했다. 이대표는 『영수회담이 성과 없이 끝날 경우 민주당도 힘들어지겠지만 청와대측이 더욱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은근히 김영삼대통령을 겨냥했다. 이대표는 『좀더 시간이 필요한 것같다』고 절충이 난항중임을 시인했다.

 민주당은 12·12기소문제가 하루이틀에 해결될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영수회담을 통해 김대통령에게 민주당의 주장을 직접 설명할 기회로 삼아도 손해 날 것이 없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은 회담무산등 최악의 경우에 대비해 나름대로의 후속대책마련에 부심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대표는『무작정 기다릴 수 없으니 며칠만 더 지켜보겠다』고 말했는데 이 시기를 23일께로 잡고 있는 것 같았다. 이대표는 이날 북아현동 자택으로 율사출신인 박상천의원을 불러 법적대응에 관한 조언을 듣기도 했다.

 민주당은 영수회담이 이루어지더라도 12·12문제에 대한 접점을 찾기는 어렵다고 보고 향후 투쟁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는 것도 병행하고 있다.

 민주당은 21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영수회담대책과 함께 회담이후의 투쟁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인데 본격적인 장외집회 개최문제가 심도있게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민자당◁

 민자당은 영수회담을 추진하면서도 12·12에 대한 현격한 입장차이 때문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현재의 교착상태 정국을 풀 수 있는 방법이 영수회담 밖에 없다는 점에는 대부분의 당직자가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소득이 없을 경우 회담이 오히려 정국경색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따라서 민자당은 회담성사 못지않게 회담 이후를 생각해야 하게 됐다.

 민자당은 20일 하오늦게까지 서청원정무1장관을 통해 민주당측과 사전조율을 계속했다. 서장관은 야당과의 접촉이 끝난뒤 기자들과 만나『시간이 더 필요하다』고만 되풀이 말했다. 그는 그이유를 묻는 질문에『이렇게만 얘기하는게 좋을 것 같다』고 답답하다는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최종결정권을 쥐고 있는 청와대쪽에서 별다른 진전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민자당은 이제 여권의 입장이 충분히 전달됐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12·12에 관한 한 여권이 내놓을 카드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것이다. 기소문제는 물론이고 대안으로 제시되고있는 서훈박탈 검찰총장사퇴 국회특위설치 관련의원축출등 어느 것도 협상대상에 올리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여권이 영수회담자체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회담이 이미 기정 사실화 돼있어 회담이 무산될 경우 무성의하다는 여론의 질책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회담은 추진하되 최소한 이대표가 회담을 투쟁의 장으로 활용하는 상황은 막는다는 구상을 세운듯 하다. 따라서 민자당의 사전조율은 야당이 영수회담을「만병통치약」으로 생각하지 않는 범위에서 이뤄지고 있다.【이계성·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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