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품질 인정 중형·지프 등 주문쇄도 「한국차를 더 보내달라」 세계자동차시장에서 한국산자동차의 품질이 인정을 받기 시작하면서 세계 각국으로부터 수출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한국산자동차를 사려는 미국인들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물량이 달려서 한국산자동차 확보에 비상이 걸리는등 한국산자동차에 대한 인기가 갈수록 치솟고 있다.
미국 최대 자동차전문지 오토모티브뉴스는 최근호에서 『우리의 가장 큰 문제는 한국차가 없다는 것이다. 재고가 완전히 바닥났다』는 한국산 자동차 판매딜러의 말을 인용, 미국에서의 한국자동차 바람을 대변하고 있다. 이 잡지는 현대의 쏘나타Ⅱ등 한국산자동차의 품질이 크게 개선돼 미국소비자들의 주문이 잇따르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와 업계에 의하면 올들어 10월까지 미국시장에서 12만56대의 국산자동차가 판매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9만2천2백48대에 비해 30.1%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시장내 한국차의 시장점유율도 0.8%에서 0.9%로 0.1%포인트 올라가는등 오랜 침체를 뚫고 서서히 상승곡선을 타기 시작했다.
우리 자동차가 「싸구려자동차」라는 그동안의 오명을 벗고 실질적인 품질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는 주장은 자동차의 수출단가가 높아지고 있다는데서 더욱 설득력을 갖고 있다. 9월말 현재 자동차수출은 47만4천8백대로 전년동기대비 15.1% 늘어난 반면 금액기준으로는 33억1백84만달러로 25.6%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수출단가는 9월말 현재 6천9백54달러에 이르러 지난해 6천4백36달러보다 5백달러이상 높아졌다. 수출단가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저가를 앞세워 소형승용차만 밀어내기식으로 내보내던 이전의 수출전략방식에서 품질을 내세우면서 중형차위주로 수출전략차종을 전환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국산지프가 수출최전선에 본격 뛰어들기 시작한 것도 수출전망에 청신호가 되고 있다. 특히 쌍용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고유모델로 개발한 4륜구동차 무쏘와 스포티지는 독특한 디자인과 우수한 성능으로 전세계 지프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쌍용자동차의 무쏘는 최근 영국 버밍엄모터쇼에 참가, 4륜구동차부문에서 최우수자동차상을 수상하는등 국제적으로도 품질을 인정받으면서 높은 가격에라도 사겠다는 수출주문이 각국으로부터 쇄도하고 있다. 쌍용은 현재 4만대수준의 생산능력으로는 밀려드는 수출주문을 도저히 감당할 길이 없다고 판단, 올해안으로 생산능력을 5만대로 늘리고 내년에는 7만대까지 확충하기로 했다. 기아자동차의 고유모델인 스포티지도 유럽국가는 물론 지프의 강국인 미국과 일본의 자동차업체들로부터 스포티지를 자기 회사쪽에 공급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업체 선정과 공급조건등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는 형국이다.
전세계 경기회복과 함께 대우자동차의 유럽수출 재개, 현대의 엑센트, 기아의 스포티지등 신모델들이 대거 수출시장에 투입되는데 힘입어 내년에도 수출신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한 관계자는 『그러나 열악한 부품산업과 기술개발인력의 부족등 국내 자동차산업이 아직도 상당히 취약한 기반위에 서있어 수출신장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며 『이같은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부품공용화등 업계의 공동노력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정책이 절실하게 요청된다』고 말했다.【김병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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