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며 작가인 슈테판 하임(81)은 지난달 독일총선에서 구동독공산당의 후신인 민사당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초선의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최근 독일등 유럽지역에서 그는 단연 화제의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그는 지난 10일 의회전통에 따라 최고령자에게 돌아가는 분데스타크(하원) 개원연설을 맡아 통일후 서독인들이 동독인들에게 보여준 안하무인적 태도와 독일사회에 퍼져 있는 인종주의등을 통렬히 고발했다. 『서쪽 사람들은 통일후 자신들의 편향된 삶의 기준을 동쪽사람들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해 왔다. 동서독이 진정으로 하나되기 위해서는 동독인들이 가진 덕목을 인정해야 한다』
구동독 주민들은 그를 자신들을 대변할 「구세주」로 여기고 있다. 그러나 헬무트 콜총리등은 『주목할 가치가 없는 붉은 색의 파시스트』라고 비난한다.
그는 「행동하는 지식인」으로서 평생을 절대권력에 저항하며 살아왔다. 고교때 나치를 비난하는 시를 써서 학교에서 퇴학당할 만큼 「반골기질」을 지녔다.
이후 미국으로 망명, 「인질」등의 작품을 통해 히틀러정권을 맹렬히 비판했다. 2차대전때에는 심리전 요원으로 참전, 미정부로부터 훈장까지 받았다. 또한 그는 전후 미국에서 매카시즘의 열풍이 불어닥치자 훈장을 반납하고 동독으로 돌아갔지만 동독조차도 또다른 전체주의 사회라는 사실을 깨닫고 반체제 운동을 폈다. 동독체제를 고발한 그의 소설 「콜린」 「방랑의 유태인」은 금서가 됐다. 독일의 「진정한 통일」을 위하는 길에 여든한살이라는 그의 나이는 아직 많아 보이지 않는다.【권대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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