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대통령축사 회의빛낼것… 참석기대”/청와대 소극적… 성사여부떠나 추측난무 정치권에는 『두김(김영삼 김대중)이 만나면 정치의 물길이 바뀐다』는 말이 있다. 다소 과장된 표현이지만 그만큼 우리 정치에 미치는 두김의 영향력이 깊고 넓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김대중아태평화재단이사장이 17일 김영삼대통령을 내달초에 열리는 아태지도자회의에 초청한 사실은 정치권에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메뉴이다.
김이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정동채비서실장을 통해 대통령의 참석을 간곡히 부탁하는 서신을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측근들은 『서신의 글귀 하나하나를 김이사장이 썼다』고 밝혔다. 의전과 예우에 상당히 성의를 다하는 눈치였다.
정치권은 우선 성사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사자인 김이사장은 『대통령이 축사를 하면 회의가 더욱 빛날 것』이라며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측근들도 『민주화의 선봉에 섰던 김대통령이 세계의 민주지도자들과 만나는 것은 모양좋은 일 아니냐』고 반문, 회동성사에 기대감을 보였다.
그러나 청와대의 반응은 일단 적극적이지는 않은 듯하다. 이미 지난8월 청와대는 아태재단측의 구두초청에 부정적인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이날에도 박관용대통령비서실장은 아태재단의 면담요청에 대해 『시간이 없어 오늘(17일)은 곤란하다』며 흔쾌한 표정을 보이지 않았다.
사실 김대통령과 김이사장의 회동은 그동안 은밀하게 3∼4차례 추진돼 왔으나 번번이 성사되지 못했다. 지난해 6월 김이사장이 영국에서 귀국했을 때 김덕룡 당시정무장관과 주돈식 당시정무수석이 회동을 요청한 적이 있다. 이때 김이사장은 『시기가 적절치 않다』며 거절했다. 금년 봄에도 서청원정무장관과 권로갑최고위원이 물밑에서 회동의사를 타진했으나 역시 이루어지지 못했다.
지난 5월에는 미국을 방문한 김덕룡의원이 『우리의 회동요청을 저쪽(김이사장측)이 거절했다』고 말하자 권최고위원등 동교동의원들이 『거절한 측은 청와대』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처럼 우여곡절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김이사장이 김대통령을 초청하는 이유에 대해 여러 해석들이 뒤따르고 있다. 아태재단측은 『국제행사에 국가수반이 참석, 격려하는 것은 관례』라고 정치적 의미부여를 경계했다. 정치권의 일각에서는 『김이사장이 대통령에게 상호협조의 메시지를 전한 것 아니냐』고 추측하기도 했다. 이런저런 이유로 정치권은 『회동이 이뤄지기만 하면 수많은 해석들이 난무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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