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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제철로 한반도서 첫 발굴/충북 진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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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제철로 한반도서 첫 발굴/충북 진천서

입력
1994.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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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세기… 동아시아최고 백제 제련로도/일본 상형로보다 3세기 앞서 학계 주목 백제시대 초기에 철을 생산한 고대 제철로와 제련로가 충북 진천군 덕산면 석장리에서 국내 최초로 발굴됐다. 제철로는 한반도에서 처음 출토된 것이며 제련로 1기는 동아시아지역 최고의 사철제련로로 밝혀졌다. 청주박물관(관장 이영훈)은 15일 『충북 진천군 덕산면 석장리 381일대에서 3세기말∼4세기초의 제철로 2기와 제련로 2기등의 한반도에서 처음으로 발굴됐다. 이중 1개 제련로는 동아시아 최고의 사철제련로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이번 발굴로 진천 석장리 일대가 고대 철의 주생산지였음이 처음으로 밝혀지게 됐다.

 이번에 발굴된 제철로 1기(제 4―1호노로 명명)는 길이 2백50㎝, 너비 50㎝ 크기의 초대형 규모이다. 또 제련로 1기(제1호노로 명명)는 일본의 최고고대제련로인 상형로보다 3세기 가량 앞선 것이어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제4―1호 제철로는 높이 20㎝ 내외의 노벽이 바닥에 남아있는 상태로 발굴됐으며 반경 1 안에 제철의 원료인 사철(돌 모래 자갈속에 섞여 있는 자철광)이 쌓여 있는 토층이 함께 출토됐다. 이 제철로는 길이 6백40㎝, 너비 6백㎝가량의 사각형 구덩이를 파고 진흙을 쌓아올린 뒤 노를 설치한 구조이다.

 또 제1호 제련로는 길이 4백㎝, 너비 3백80㎝ 가량의 타원형 구덩이에 40×50㎝ 가량의 노 몸체(두께 10㎝)가 절반은 구덩이 안에, 절반은 구덩이 밖에 노출된 상태로 발굴됐다. 발굴단은 제1호 제련로를 철재(슬러그:철을 제련할 때 녹아나온 불순물)가 무더기로 분포된 유구구덩이 4개와 함께 발굴했다. 이영훈관장은 『초대형 제철로가 나온 구덩이에서 제철로의 구조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송풍관 편, 노벽체 편등이 출토됐으며, 3세기부터 4세기 사이에 널리 쓰인 원저단경호(둥근바닥짧은목단지)등의 유물이 출토됐다』고 밝혔다.

 학계는 이번 발굴로 한일양국 학계에서 이미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제철기술이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전파됐다는 학설이 처음으로 확실한 근거를 갖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양국의 발굴결과로 보아 제철기술이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전파된 것이 분명한데도 일본에서는 제철로가 발굴되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발굴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 발굴된 제1호 사철제련로는 6세기를 밑도는 일본의 상형 사철제련로들보다 3세기 가량 앞선데다 형태도 원조형으로 판단돼 이 학설을 뒷받침하는 명백한 근거가 된다고 학계는 보고 있다.

 윤무병문화재위원은 『발굴된 유구들의 제철로, 혹은 제련로로서의 구조에 대해 더욱 면밀한 연구가 이루어져야 하나 한반도에서 제철로와 제련로가 처음으로 발굴된 것은 명백하다』고 말했다.【서사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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