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직자선 「접점」모색 한계” 공감/상대방 양보전제… 성사 불투명 모든 출구가 꽉막힌듯한 정국경색이 장기화하자 정치권에서 또다시 여야 영수회담의 성사가능성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특히 황락주국회의장이 15일 이기택민주당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여야지도자들이 자주 만나면 아무리 어려운 문제라도 풀어지지 않겠느냐』고 말한 이후 영수회담과 관련한 여야의 물밑접촉이 상당하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하지만 현재론 여야 모두 영수회담의 성과는 물론 성사가능성 자체에 회의적이다. 당장 황의장은 『국회공전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일반론적 얘기를 이대표에게 한 것일뿐 회담을 주선할 입장에 있지도 않다』고 자신의 말이 확대해석되는 것을 차단했다. 또 민자당은 『국회가 열려있고 과거와 달리 야당도 제반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현실에서 굳이 영수회담을 가질 까닭이 무엇이냐』며 『더구나 12·12 기소주장관철을 위한 회담이라면 거론할 가치도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밥이나 먹으며 대통령의 해외순방 결과만 설명듣는 자리라면 의미가 없다』고 전제, 『야권의 입장을 「통첩」하고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기 위해 공세적으로 영수회담을 제의할 수도 있다』는 선택적 자세이다.
이같은 여야입장을 견주어보면 절충점을 모색해보려는 정가관측통들의 갖가지 대안조합과 「짜깁기」에도 불구, 회담성사가능성은 희박하기만 하다. 서로가 자신들의 카드를 강조하며 일방적으로 상대방의 양보 또는 후퇴를 요구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두차례에 걸친 영수회담이 정국상황을 더욱 꼬이게 만든 아픈 기억이 생생한데다 현재의 국면이 영수들의 대승적 결단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는 점등은 여야 어느쪽도 섣불리 영수회담을 추진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또 김영삼대통령과 이대표와의 정서적 불일치, 야당내의 미묘한 역학관계등도 회담성사를 부담스럽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그런데도 정치권이 영수회담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여야 당직자선이나 대리인들이 접점을 모색하기에는 사안이 너무 크다는 판단때문이다. 여권은 정국의 장기경색이 결국은 집권세력의 정치력부재로 연결될 것을 우려해,또 야권은 12·12공세의 초점 및 약효가 계속 이어질 수 없다고 판단해 피차 명분있게 물러날 선을 찾는다고 할 경우 출구는 영수회담뿐이라는게 지배적인 견해이다.
이와 관련, 최근 여야의 물밑접촉이 어느때보다 활발하고 『주말쯤 12·12문제뿐 아니라 예산심의등 현안을 일괄 포함하는 뭔가 나오지 않겠느냐』는 여권일각의 기대섞인 관측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또 아직 공식적인 지위를 얻지는 못했지만 12·12특위구성등의 절충안이 거론되는 것도 분위기조성을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유력하다.
그러나 이런 노력과 접촉들이 과연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의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이유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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