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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대기업/금융기관/정부투자기관/12월4일 일제 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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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대기업/금융기관/정부투자기관/12월4일 일제 시험

입력
1994.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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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대졸사원채용 전형 크게 달라졌다/인성·적성 평가비중 높아져/한자실력·토익 중시… 사회활동도 반영/“학교·학점위주 탈피” 무자료면접 많아 사회로 쏟아져 나올 20만명의 대학 졸업예정자들과 10만명으로 추산되는 취업재수생들은 예년과는 전혀 다른 상황을 맞게 됐다. 각 기업마다 신입사원 채용기준과 전형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전형시기도 주요대기업은 물론 금융기관과 정부투자기관들까지 12월4일 하루에 일제히 실시키로 했다. 따라서 취업희망자들은 단 한번뿐인 취업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취업분야나 기업선택에 신중을 기하지 않으면 안되게 됐다.

 대우가 이미 하반기채용을 마쳤고 현대그룹이 지난 11일에 이미 원서접수를 마치는등 금호 대림 대성 동양등 몇몇 대기업그룹이 이미 입사지원서 접수를 마감했으나 삼성그룹과 럭키금성 선경 쌍용 한진등 주요 그룹들은 물론 상당수 금융기관과 정부투자기관들까지 이번주와 내주에 걸쳐 원서접수를 마감할 예정이다.

 남은 20일이 올해 취업희망자들에게는 직장을 선택하기 위해 치밀하게 검토하고 신중히 판단해야 할 시기다. 특히 예년과 전혀 달라진 채용방법을 고려해 원서를 내고, 원서를 낸뒤에도 자신의 능력이나 적성을 고려해 응시할 기업을 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신입사원채용에서 달라진 특징은 ▲채용일이 대부분 12월4일 하루로 정해져 시험에 떨어졌을 때 희망분야나 기업에 다시 응시할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줄었다는 점과 ▲인성 적성에 대한 평가비중이 높아졌고 ▲면접방식이 바뀌었고 ▲새로운 시험과목이 도입되었다는 점이다.

 채용일이 하루에 몰려있다는 사실은 그만큼 취업희망자들의 선택의 폭이나 기회가 줄어든다는 얘기다. 예년의 경우 대기업들이 대개 하루에 시험을 치르고 은행이나 정부투자기관들은 그 이후에 시험을 실시했으나 올해에는 대부분 내달 4일 하루에 시험을 치를 계획이다. 거의 모든 취업희망자들이 3∼4곳에 원서를 내놓고 응시대상기업을 선정하는 예에 비추어 기업별 시험경쟁률은 당초 원서접수때의 경쟁률보다 다소 낮아지겠지만 정작 사회 첫발을 순조롭게 내딛는 최종 합격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 같다.

 취업전문기관인 코리아리크루트는 올해 대학졸업예정자 20만명과 취업재수생10만명(이미 취업해있으나 다른 기업으로의 입사를 희망하는 잠재재수생 포함)등 모두 30만명가량이 내달 4일 시험을 치르는 기업에 응시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비해 필기시험이나 면접 입사확정자들에 대한 안내교육등으로 이날 어느정도 합격여부가 결정되는 대상은 50대주요그룹(2만5천명)과 은행 정부투자기관등에서 모두 2만7천∼2만8천명에 불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12월4일의 취업경쟁률이 적어도 10대1을 넘을 것이란 예상이다.

 인성과 적성을 중시하는 채용방식을 택하는 기업이 늘었다는 점도 올해의 큰 특징이다. 단어나 상식하나 더 아는 것보다는 인성과 적성이 기업활동에 더 중요하다는 인식이 퍼져있다. 올해 취업시험에서 인성및 적성검사를 실시하는 기업은 21.8%. 지난해 10%에도 못미치던 이 비율이 한해동안 2배이상 늘었다. 삼성그룹의 경우 입사지원서에 사회봉사활동내역, 헌혈기록등을 적도록 해 기업에 따라서는  사회활동을 상세히적으면 유리하다.

 올해 취업전선의 가장 큰 변화는 전형방식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 우선 철저한 무자료면접을 표방하는 기업이 늘었다. 무자료면접(블라인드 인터뷰)이란 면접위원의 선입관이 끼어들지 못하도록 응시자의 신상명세와 관련된 자료없이 평가를 내리는 것이다. 이를 본격 도입한 현대 삼성 한라 한보그룹등은 입사지원서를 한통으로 간소화하고 지원서에 사진도 붙이지 않으며 면접위원들에게는 출신하교나 학점에 대한 정보도 주지 않기로 했다. 각 그룹들은 또 임원진들로 한정했던 면접관을 부장 과장 대리급으로까지 넓혀 직접 근무할 직원들에게 신입사원의 채용권한을 주고 있다.

 시험과목의 변경도 적지 않다. 삼성과 현대가 올부터 한자실력을 중요 기준중 하나로 택했고 50대그룹중 30개가량의 그룹들이 단순한 영어실력보다는 듣기평가를 중시하는 토익(TOEIC)으로 영어실력을 측정한다. 국제화에 대한 감각을 신입사원 채용때부터 강조하겠다는 것이다. 취업희망자들은 입사원서를 어디에 낼 것인가, 어떤 기업의 시험에 응시할 것인가등을 결정하기 전에 예년과 달리 세밀한 자기평가가 있어야 한다. 관계자들은 그러나 「단순한 합격보다는 장기적인 개인의 인생설계」가 취업희망자들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이종재기자】

◎주요그룹 이런사람 원한다/패기·추진력강한 행동파선호/현대/헌혈·사회봉사등 인간미중시/삼성/창의·종합적사고능력에 비중/럭금

 주요 그룹들은 국제적인 감각이 있고 외국어실력이 뛰어난 인재선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제경쟁시대를 맞아 영어는 물론 제2외국어 및 한자실력이 뛰어나고 국제 경제 컴퓨터등 다방면에 상식이 풍부한 인재발굴에 주안점을 두겠다는 전략이다. 출신교나 학점보다 도덕성과 인화력등이 중시되면서 사회봉사활동경험도 당락의 관건으로 등장할 전망이다.

 현대그룹은 강인한 추진력과 긍정적인 개척정신을 중시한다. 그룹 이미지에 걸맞게 젊은이다운 패기와 불굴의 의지를 갖고 긍정적인 사고로 적극적인 행동을 하는 인재를 뽑는다는 목표로 올해부터 학력 재산등에 대한 기초자료 없이 응시자의 이름만 보고 면접하는 「무자료면접」을 실시한다. 과장급과 임원급의 2차례 면접을 통해 순발력과 문제해결능력, 논리력과 창의성을 평가할 방침이다. 또 필기시험 합격자들을 상대로 면접일에 영어듣기시험을 치를 예정이다.

 삼성그룹이 추구하는 인재는 「인간미를 갖춘 사람」 「국제감각과 창의력을 지닌 사람」이다. 삼성은 올해부터 전공시험을 없앤 대신 토익(TOEIC)성적우수자를 별도 우대하고 제2외국어시험(선택)을 통해 최고 30점을 가산할 방침이다. 

 또 올해부터 지원서류에 출신학교란을 없애 학벌위주 채용방식에서 탈피하는 한편 해외연수경력, 헌혈여부와 사회봉사활동등을 기재토록해 가산점을 주기로 했다. 즉, 1년에 50시간이상 대한적십자사등 사회복지단체에서 활동한 응시자에게는 5점을 가산, 실력과 도덕성을 동시에 갖춘 인재를 뽑겠다는 전략이다. 이와함께 컴퓨터등 기술시험과 한문(주객관식 혼합)에 대한 상식시험 역시 당락의 주요 관건이 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공시험을 없애고 어휘 수리능력 상황판단력등을 종합한 직무능력평가시험을 실시했던 럭키금성은 이같은 시험방식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올해도 같은 방식을 채택키로 했다. 특히 창의력이 뛰어나고 종합적인 사고능력이 풍부한 인재선발에 역점을 둘 방침이다.

 선경과 쌍용그룹등도 영어시험(듣기평가 포함)을 당락을 가르는 주요 잣대로 채택했고 특히 쌍용은 상식시험에 국제상황을 묻는 항목의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아시아경제권의 부상으로 비중이 높아진 한자시험은 현대 삼성 동부 금호그룹등으로 확산됐고 주요 대기업의 30%이상이 토익을 선발기준으로 채택하고 있다. 이밖에도 응시자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자기소개서와 이력서 역시 문장력과 자기표현능력을 평가하는 주요 잣대가 될 전망이다.【남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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