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신앙의…/장승제·산신제등 의미·기능 살펴/서낭당/유례·밀집지역 전승양상등 소개 장승이나 서낭당으로 상징되는 우리의 전통적인 마을신앙은 단순한 기복적 숭배의 대상을 뛰어넘어 민족문화의 뿌리와 맞닿아 있다. 그러나 서민의 숨결과 희로애락이 스민 마을신앙은 산업화의 물결에 밀려, 혹은 외래종교의 영향에 따른 미신타파라는 미명아래 거의 사라진 실정이다.
「마을 신앙의 사회사」(웅진간)와 「서낭당」(대원사간)은 독특하고 자존적인 문화를 가꿔온 우리 민족 고유의 생활과 풍습에 대해 올바른 이해를 돕는 한편 그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마을…」의 저자 이필영교수(한남대)는 장승제 산신제 탑제와 같은 마을신앙이 갖는 의미와 기능은 물론 마을신앙이 어떤 체계로 이뤄졌는지를 살피고 있다. 『장승제 산신제 탑제와 같은 마을신앙은 예기치 못한 사건들을 설명해 주는 장치였으며 그런 불확실한 사건들에 대한 마을 사람들의 무력감을 풀어준 존재였다』고 마을신앙의 의미를 풀이한다.
「마을신의 보호를 받는 마을」편에는 경북 영덕군 남정리 마을과 전북 무주군 서면마을의 「간물(소금)단지」, 충북 단양의 「화재뱅이 솟대」등 독특한 마을신앙이 소개된다. 모두 화재가 잦은 마을에서 불의 재난 방지 수단으로 이같은 신앙이 비롯됐다. 간물은 예로부터 이 지방에서는 평범한 바닷물이 아니라 용의 신비스런 생명력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비를 내려 마을의 풍요를 이뤄주고 화재의 재난도 막아준다는 것. 또 화재뱅이 솟대위에 앉힌 오리는 불을 제어하는 물새인지라 화재를 예방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이종철(전국립민속박물관장),박호원씨(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가 함께 만든 「서낭당」은 서낭당의 유례에서부터 서낭신앙의 현지 사례를 통해 서낭신앙의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 서낭당의 고유한 형태인 「돌무더기 서낭」은 영원성과 불변성을 상징하며 돌무더기는 천상과 지상을 연결하는 통로적 의미를 지녔다. 서낭당이 밀집된 경남·북 충북 경기 지방을 중심으로 살핀 전승 양상도 흥미롭다.【이기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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