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친,「사유화」추진 급진파 대거중용/긴축유지·산업구조개편등 박차전망 지난달 「검은 화요일」이라고 불린 루블화의 대폭락사태이후 내각불신임파동까지 겪고 새롭게 출범한 러시아정부의 경제팀은 중도적인 경제전문가들로 구성돼 의욕적으로 경제개혁을 추진할 진용을 갖추었다는 평가를 듣고있다.
아나톨리 추바이스제1부총리(39)는 그동안 러시아의 대서방채무상환업무를 전담하던 알렉산드르 쇼힌부총리겸 경제장관후임으로 임명됐는데 러시아경제정책중 가장 성공을 거두었다는 사유화정책을 추진해 온 급진개혁파의 기수로 손꼽히는 인물이다.옐친은 내년도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서는 국제통화기금(IMF)등으로부터 50억∼60억달러의 차관을 빌려올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대외관계등을 고려,급진개혁파인 추바이스를 체르노미르딘총리 다음가는 서열의 제1부총리로 승진 임명함으로써 개혁정책의 중단없는 추진을 대내외적으로 공표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대외부채상환업무를 관장할 올레그 다비노프부총리(54)는 보수성향의 인물인데 최근 러시아의 대외부채를 서방각국이 탕감하는 조치를 내려야 한다고 발언해 물의를 빚은바 있다. 하지만 러시아의 가트(관세무역일반협정)가입과 관세인하를 주도하는등 지난 66년부터 무역업무를 맡아온 실무형 관료로 알려져 있다.
독립국가연합(CIS)담당부총리인 알렉세이 볼사코프(54)는 공산당 노멘클라투라(특권계층)로 산업분야에서 잔뼈가 굵었으며 레닌그라드부시장등을 거친 기술관료로서 시장경제적 사고방식도 갖추고 있다는 평이다.
지난 90년 5백일경제개혁안을 입안하기도 했던 예브게니 야신경제장관(60)은 자타가 공인하는 학자로 대통령경제분석센터소장을 맡고있는 개혁파로 꼽히고 있다.
구소련 재무차관과 고르바초프전소련대통령의 보좌관등을 지낸 판스코프 신임재무장관(50)은 25년간 재무부에서만 일해왔으며 국세청차장을 역임한 바 있다. 그는 한때 뇌물수수혐의로 5개월간 투옥되기도 했으나 무혐의로 풀려났으며 공산당과 농민당등 야당측에서 옐친에게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료는 아니지만 경제정책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중앙은행의 파라모노바총재도 그동안 어떤 정파에도 속하지 않은 실무자로 분류되고있다. 새 경제팀의 당면 최대과제는 우선 내년 예산안을 차질없이 의회에서 통과시키는 것이다.추바이스부총리는 『두마(하원)에서 각 정파의 이해관계에 따라 내년예산안을 조정하려하고 있으나 정부원안대로 예산을 통과시키는 것이 경제안정을 위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방경제전문가들은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새로운 경제팀이 기존의 경제긴축기조를 유지하면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산업구조를 개편하느냐가 러시아 경제회생의 관건이라고 지적하고 있다.【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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