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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기업의 만남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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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기업의 만남 “청신호”

입력
1994.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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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전당 「후원사선정 설명회」 87개사 북적/“홍보 등 이점” 대거 몰려… 이젠 「골라잡기」 고민 예술과 기업의 만남에 청신호가 켜졌다.

 10일 하오5시 예술의 전당 리사이틀홀에서 열린 예술의 전당 「공식후원사 선정을 위한 기업설명회」에는 87개 기업 관계자 1백20명이 참석, 세밀한 사항까지 질문을 쏟아부어 1시간 30분동안 토론회에 가까운 열기가 가득찼다. 이같은 관심에 따라 당초 선착순으로 후원기업을 선정하려던 예술의 전당측은 「20일부터 12월10일까지 신청을 받아 기준을 세워 선정하며 선정기준은 20일전까지 기업에 통보한다」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예술의 전당 김상식사장이 직접 나선 이 설명회에 앞서 예술의 전당은 「내년부터 3년동안 연 5억원씩 후원할 10개 기업을 모집한다」는 공문을 11월초에 국내 3백대 기업에 띄웠다. 예술의 전당은 3백대 기업을 ▲음료 ▲가전 ▲항공및 관련서비스 ▲은행 ▲보험및 증권 ▲건설 ▲주류 ▲의약품 ▲화장품및 세제 ▲패션및 액세서리 ▲자동차 ▲석유화학 ▲식품 ▲사무기기및 정보통신등 14개 항목으로 나누고 업종별로 1개사만을 골라 우선 10개사를 선정한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이 연 5억원씩 후원하는 대신 예술의 전당은 10개 후원사를 ▲자체 전단과 소책자 휘장에 밝히고 ▲예술의 전당이 건물 3개면 외벽에 쏘아대는 프로젝션 광고에 소개하며 ▲기획공연 하루치 전좌석표(2천6백석 정도)외에 기타 기획공연·전시 입장권 50장씩을 제공한다는 것등이 설명회의 주내용이었다. 또 시설확장 보험 광고 항공권구입 은행예매등 예술의 전당과 관련된 사업은 공식후원자에게 우선적인 사업참여권을 준다고 밝혔다.

 당초 예술의 전당은 기업 참여가 저조할 것으로 보고 설명회에는 개략적인 내용만 말하고 각 기업을 상대로 개별적인 설명회를 준비하고 있었다. 선착순 선정도 실은 기업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착안한 것이었다.

 기업관계자들은 이날 ▲그룹별로 참여가 가능한지 ▲그룹내 개별기업별로 중복참여할 수 있는지 ▲개별기업과 그룹의 경합시 누구에게 우선권이 있는지 ▲1년 단위로 후원이 가능한지등 세밀한 기준을 요구하는 한편 「예술기여도에 따라 후원업체를 선정해달라」는 주문도 했다. 일반기업이 자체적으로 사은음악회를 마련하려면 1회에 5천만원 정도가 소요되는데 예술의 전당 후원사로 선정되면 기획공연 1회를 제공받는 것 외에도 여러가지 다른 홍보효과도 누릴 수 있다는 점에 기업 관계자들은 관심을 보였다.

 1년에 9억원정도를 사은음악회에 쓴다는 한 기업의 홍보부장(40)은 『좋은 계획이지만 구체적 설명이 없어 설명회 자체는 미진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에 대해 김사장은 『상세한 기준을 세워 곧 통보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같은 기업과 공연장의 손잡기가 확산된다면 현재 기업협찬에 의존해오던 공연기획회사들은 장기적으로는 공연기획보다는 예술가관리로 돌아서야 할 것으로 공연관계자들은 전망했다.【서화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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