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 어머니대신 부친수행… 소박미 “호평” 무라야마(촌산부시)일본총리가 해외방문을 할 때마다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는 나카하라 유리(중원유리·38)는 실은 총리의 둘째딸이다. 퍼스트레이디역을 해야할 어머니 요시에여사(70)가 허리를 다쳐 꼼짝도 못한채 고향인 오이타(대분)에 누워있기 때문에 대역으로 나서게 됐지만 예상보다 훨씬 맡은 역을 잘해내고 있다.
유리는 처음에는 의원회관에서 혼자 지내는 아버지에게 아침밥을 차려주는 등 수발만 들었을 뿐 공식행사에는 나서지 않았지만 고령의 부친이 방문지인 나폴리에서 쓰러져 입원한 사건을 계기로 해외순방까지 수행하게 됐다.
아버지와 동행한 첫 해외방문지인 한국에서도 의전관계자들이 놀랄 정도로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잘해냈다. 동남아 순방에서는 3백엔짜리 귀고리를 하고 공식석상에 나서는등 검소한 모습으로 호평을 받았다. 그녀의 소박함은 격식을 따지지않는 무라야마총리와 어울려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교토(경도)여자초급대학을 졸업한뒤 고향에서 가사를 돌보던 그녀는 부친이 83년 선거에서 낙선하자 비서역할을 하면서 정치와 인연을 맺었다. 국민학교와 유치원에 다니고 있는 1남1녀의 어머니이기도 하다.
퍼스트레이디역을 한 지난 몇개월간 가장 힘들었던 때는 아버지가 자위대를 합헌이라고 인정하는등 사회당의 기본정책을 전환, 야당과 지지자들로부터 공약위반이라는 비난을 받았을 당시였다고 그녀는 말한다.
그녀는 『아버지는 정이 많고 마음이 여려 손자가 스모(일본씨름)를 보면서 할아버지는 누구를 응원하냐고 물으면 「지는 사람」이라고 대답할 정도』라고 아버지의 성격을 전했다.【도쿄=이창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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