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기관원들 업체설립 고객 유혹 냉전체제 붕괴로 입지가 좁아진 구소련 스파이전문가들이 러시아에 몰아친 자본주의 물결에 따라 산업스파이전문가로 성공적인 변신을 하고 있다.
미국 영국등의 서방측 첩보기관과 함께 「제5열」의 보이지 않는 전쟁을 치러왔던 구소련군정보처 (GRU) 출신인 세르게이 마리니체프 예비역소령도 그중의 한 사람이다. 옛 동료 1백25명을 모아 조직한 마리니체프 회사는 GRU에서 쓰던 장비 1백여가지와 기술을 담은 카탈로그집 「산업첩보와 그 대책」까지 펴내며 새로 태동하는 자본가고객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받고 있다.
마리니체프가 내놓은 장비중에는 일반 만년필형이나 구겨진 담배갑형의 도청기를 비롯, 소형카메라 전화도청기등 냉전시대 축적된 최첨단기술이 집약된 스파이기기들이 줄지어 있다.
때문에 러시아에서는 상담을 하다 상대방이 무심코 흘려놓고 간 한자루의 만년필, 빈 담뱃갑도 조심해야할 판이다. 이같은 장비와 기술은 개인및 산업정보에 대한 러시아 법제도가 허술한 틈을 타고 더욱 확산되고있다. 마리니체프는 아예 선전문에 「파업 감시·종업원 신뢰조사·경쟁사 정보취득」등 노골적인 표현을 서슴지 않는다.
마리니체프씨는 자신의 회사규모만한 스파이전문업체만 해도 18개이상이 성업중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파악이 안되는 개인·소규모업체를 포함한다면 러시아에서 활동중인 스파이수는 냉전때보다도 오히려 많을지 모른다.【모스크바 AFP 연합=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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