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계 호소 두달새 1천만원 모금/3천만원 소요… 추가치료비 막막 『우리 친구 은주를 살려주세요』― 경북 문경군 문경국교 전교생 5백여명이 골육종이란 병마와 싸우고 있는 6학년 배은주양(11) 수술비를 마련했으나 추가 치료비가 모자라 팔을 걷고 나섰다.
2학기가 되어도 학교에 나오지 않던 은주양이 뼈암의 일종인 골육종에 걸려 집에 누워 있다는 소식을 학생들이 알게 된 것은 9월이었다. 학생들은 즉시 회의를 열어 교내 곳곳에 모금함을 설치, 전교생과 교직원 학부모들을 상대로 모금운동을 벌였다. 한달도 채 못돼 1백50여만원이 모였으나 3천만원이 넘는다는 수술비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친구가 죽어가는 것을 보고 있을 수만 없다고 생각한 학생들은 지역사회에 도움의 손길을 호소하는 가두 캠페인에 나섰다. 「은주를 도와주세요」란 호소문을 복사해 각 기관과 지역인사들에게 보내고, 방과후와 일요일에는 학생회 간부들이 거리로 나섰다. 관광객이 많은 문경새재까지 나가 온정을 호소했다.
이같은 노력으로 성금이 1천만원을 넘어 오는 16일 서울 원자력병원에서 1차 수술을 받게 됐다. 그러나 학생들은 아직 마음을 놓지 못한다. 2차수술과 8개월 이상 계속해야 한다는 치료비는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탄광 광원이던 은주양의 아버지(배시환)가 5년전 위암으로 세상을 떠난후 행상과 날품팔이로 생계를 이어온 어머니 김화순씨(56)는 딸 친구들의 정성이 고맙기만 할 뿐 아무 힘이 없는 처지가 안타깝기만 하다. 4남3녀의 자녀중 위는 모두 결혼해 외지로 나가고, 밑으로 딸 둘을 데리고 어렵게 살아온 처지에 3천만원이란 불러보기도 벅찬 액수이다.
몸무게가 70㎏이나 되는 은주양은 여름방학중이던 7월 갑자기 온몸에 힘이 빠지고 다리가 끊어질듯 아픈 증세로 몸져누웠다. 원자력병원의 진단은 소아암의 일종인 골육종이었다.
『은주야 힘을 내. 수술이 잘 돼 빨리 학교에 나오는 날을 기다릴께』― 집으로 문병간 6학년 1반 반장 배영미양(11)등은 수술을 앞둔 친구의 손을 잡고 위로하면서 어머니에게도 수술비 걱정은 말라고 안심시키는 배려를 잊지않았다.【문경=유명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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