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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공업100여년“양털옷감 제왕”/아일랜드 최대양모기업「매기사」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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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공업100여년“양털옷감 제왕”/아일랜드 최대양모기업「매기사」탐방

입력
1994.1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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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가마을 「도네갈」 직조거점/베틀기계로 연매출 4천만불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에서 승용차를 타고 북서쪽으로 5시간가량 달리면 도네갈이란 이름의 작은 갯가 마을이 나온다. 인구 7천명 남짓한 이 마을은 북서지역의 교통요충지인데다 해안선이 빼어나고 풍광이 뛰어나 여름이면 관광객들로 10만명이 북적대는 어엿한 도시가 된다.

 도네갈이 관광객들을 유혹하는 또 다른 이유는 이 지역이 세계적인 양모산업의 중심지이기 때문이다. 관광객들은 대서양의 파도소리가 들리는 이 한적한 휴양지에서 세계최고의 모직의류제품을 쇼핑할 수 있다.

 이를 입증하듯 도네갈의 중심가에는 모직의류를 취급하는 상점들이 즐비하다. 아일랜드 최대의 양모기업인 매기(MAGEE)사의 제1공장과 단독매장이 있는 곳도 바로 여기다. 매기의 매장안에는 이 매장의 판매부장이자 직공인 레이먼드 스위니씨가 우리의 베틀기계와 비슷한 낡아빠진 목제기계를 이용해 천을 짜고 있다. 예순을 갓 넘었을까 한 스위니씨의 주변에는 20∼30명의 관광객이 모여 양털실로 양복천의 일종인 트위드(올이 성긴 모직천)를 짜는 그의 능란한 손놀림을 넋이 빠진듯 바라보고 있다.

 아일랜드 양모산업이 세계최고의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전적으로 바로 이 구닥다리같은 직조기 덕분이다. 기계에 의한 대량생산의 틈바구니에서 1백%수공의 전통과 옛방식을 고집하는 직조기술이 아일랜드 양모산업의 원동력인 것이다.

 스위니씨는 『이 직조기는 인간이 양털을 이용해 처음 옷감을 만들 당시의 것과 거의 다를 게 없다』며 『이렇게 짠 옷감은 평생동안 입을 수 있으며 어떤 현대식 기계로 생산한 옷감보다 품질이 좋다』고 단언했다.

 그는 매장에 전시돼있는 남자 웃도리 한벌을 가져와 보이며 이 옷이 자신이 짠 모직옷감으로 만든 것이라고 자랑했다. 안감에 붙어있는 상표에는 매기라는 글자보다 직조공의 이름인 레이먼드 스위니라는 영문글자가 더 크게 씌어 있다.

 도네갈지역에는 스위니씨와 같은 직조공 36명이 매기사를 위해 일하고 있다. 이들은 매기공장에 출퇴근하지않고 자기집에서 일을 하고 있다. 이들은 매기사가 제공한 털실을 이용해 주문대로 옷감을 짜주는데 일주일간 평균 1백60피트를 생산한다.

 매기는 트위드외에도 모직의 일종인 울 캐시미어, 키드 모헤어와 비모직류인 린넨을 공장에서 대량생산하고 있다. 매기사는 도네갈과 발라미나에 2개의 공장을 운영중인데 직원은 모두 5백60명이다. 대량생산의존도가 높지 않아서인지 직원수는 적지만 아일랜드 양모기업중에선 최대규모다.

 스위니씨의 안내를 받아 찾아간 매기공장은 매장에서 걸어서 2분거리. 대규모공장에만 익숙한 기자에게 매기공장은 1866년 설립된 매기의 역사만큼이나 세월의 때가 묻어있었다. 허름한 벽돌건물에 직조기 12대와 세척조, 품질검사실이 있는 건물 한 동과 의류공장 1개동이 전부다. 기계도 옷감먼지가 내려앉아서인지 낡고 허름해 보였다.

 그러나 공장모습과는 달리 매기사가 아일랜드 양모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대단하다. 매기가 만드는 남성의류는 아일랜드 남성복시장의 20%가량을 차지하고 있고 연간 매출액은 2천5백만 아이리시파운드(4천1백50만달러)에 이른다. 매기의 옷감과 남성복은 미국 일본 독일 이탈리아 영국등 세계각지로 수출돼 소비자에게 일류제품 대접을 받고있다.【도네갈(아일랜드)=김상우기자】

◎섬나라 자랑 해변골프장 「링크스」 30여곳/해안선 자연환경 이용 설계… 해외골퍼 “이상향”

 완만한 굴곡의 황금빛 동부해안, 깊은 피요르드식 절벽이 절경을 이루고 있는 남서부의 대서양해안등 뛰어난 자연환경은 섬나라 아일랜드를 골퍼들의「이상향」으로 만들었다.

 현재 아일랜드의 골프장은 모두 3백20여개. 이중 30여개는 아일랜드가 자랑하는 해변골프장이다. 「링크스(LINKS)」라고 불리는 해변골프장의 특징은 인공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자연 그대로를 골프코스로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해안선을 따라 자라고 있는 풀을 다듬어 페어웨이를 만들고 풀밭속의 모래웅덩이는 그대로 벙커가 된다.

 해안 1.5에 걸쳐있는 16·17·18번홀로 유명한 드로게다시의 시포인트 골프클럽, 해안절벽 5.9를 따라 페어웨이가 펼쳐져 있는 킬키 클럽, 슬라이고시의 카운티 슬라이고 클럽, 도네갈만의 도네갈골프클럽등이 아일랜드가 자랑하는 대표적인 링크스. 이밖에도 서부해안의 칸·코네마라·엔니스크론클럽등도 풍광이 수려한 링크스들이다.

 아일랜드 자연환경의「유혹」에 이끌려 아놀드 파머, 잭 니클라우스, 톰 왓슨, 세베 바예스테로스, 닉 팔도, 게리 플레이어등 세계의 유명 톱 프로골퍼들이 아일랜드를 즐겨 찾고 있다고 한다. 이들 중 일부는 골프장 설계에 직접 참여해 아일랜드 골프장의 성가를 높여주고 있다. 아놀드 파머가 디자인한「케이 클럽」은 아일랜드가 낳은 소설가 제임스 조이스의 작품속에 등장해 널리 알려진 리피강의 일부를 코스로 이용하고 있다.

 작년 한해 골프를 위해 아일랜드를 찾은 관광객은 모두 13만여명정도. 이들이 뿌리고 간 돈만도 약6천만아이리시파운드(7백68억여원상당)에 이른다. 자연환경과 함께 아일랜드측이 내세우는 아일랜드 골프장의 다른 장점은 『아침에 전화로 예약한뒤 하오에 골프장에 나가도 기다리지 않고 곧바로 티업할 수 있을 정도』로 부킹이 쉽다는 사실.

 다른 나라들에 비해 골프장이용료도 저렴하다. 아일랜드골프장의 연회비는 보통 5백아이리시파운드(64만원상당)수준. 회원인 경우에는 연회비만 내면 아무 부담없이 연중 언제라도 골프를 즐길 수 있다. 비회원일 경우에는 하루에 25아이리시파운드(3만2천원상당)정도만 내면 된다.【더블린=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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