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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실리” 본격 세일즈 외교/김 대통령 APEC참석·3국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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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실리” 본격 세일즈 외교/김 대통령 APEC참석·3국순방

입력
1994.1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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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인니·호와 투자·자원개발 등 논의/아태 무역자유화 구체적 장치 모색 10일 필리핀방문을 시작으로한 김영삼대통령의 아·태 3개국 순방및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참석은 전형적인 세일즈외교라 볼 수 있다. 우리외교의 방향이 이제까지의 정치·안보중심에서 경제실리쪽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외국에서는 일반화되어있는 정상의 세일즈외교를 우리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셈이다.

 이번 순방이 경제외교라는 점은 김대통령을 수행하는 경제인의 규모를 보아도 쉽게 알 수 있다.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대표등 모두 63명의 기업인이 수행한다. 김대통령은 그동안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는다는 의지아래 외국순방길에 기업인의 수행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재벌회장등 대기업 소유주들과 함께 가는 것이 아니다. 주로 전문경영인과 중소기업대표들로서 실질적인  경제협력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9박10일간의 일정도 이번 순방의 경제외교적 성격을 말해준다. 김대통령은 필리핀 인도네시아 호주등 3국에서 정상회담외에 현지 상공회의소 주최 오찬등에 참석할 예정이다. 연설도 하고 질문도 받게 된다. 당연히 현지투자 자원개발등 경제협력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다.

 김대통령은 출국 인사말에서 『저는 국가이익을 위해서라면 지구의 끝까지라도 달려가겠다고 국민앞에 말씀드린 바 있다』면서 『그런 각오로 이번 방문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외교에 나서는 굳은 의지를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첫번째 방문국인 필리핀에서 김대통령은 11일 라모스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주로 경제협력문제를 논의하게 된다. 교역활성화와 제3국공동진출등이 의제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김대통령은 11일 상공회의소주최 오찬에 우리기업중 최대규모의 현지투자를 하고있는 아남그룹의 김주진회장등 수행기업인 22명및 현지상사대표 40여명과 함께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 투자여건등에 대한 활발한 의견교환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필리핀측도 최근 급증하고 있는 우리기업의 현지투자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게 정부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번 순방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13일부터 시작되는 인도네시아 방문이다. 인도네시아측과 회담도 예정돼 있지만 무엇보다 18개국의 정상들이 모이는 APEC회의가 열리기 때문이다.

 15일 개최되는 APEC정상회의에서는 지난해 미국 시애틀회의에서 형성된 무역자유화에 대한 공감대를 가시화하는 「보고르선언」이 채택될 예정이다. 이밖에 투자원칙(INVESTMENT ACCORD)과 분쟁조정절차 마련등이 논의된다. 정부관계자들은 이번 회의가 역내 국제경제질서 재편의 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있다. 김대통령은 출국인사말에서 『21세기 새로운 아시아·태평양 질서형성에 주도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우리의 지위와 역할을 확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회의기간중 미국 일본 중국 캐나다의 정상들과 각각 별도의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에 앞서 인도네시아 공식방문기간중 김대통령은 수하르토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역시 경제협력문제를 집중 논의한다. 중소규모중심이었던 우리측의 현지투자를 자동차 통신 원자력등 대규모·고기술 산업으로 전환하는 문제등이 거론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자원대국인 인도네시아와의 공동자원개발등도 주요의제로 오를 전망이다. 17일부터 시작되는 호주방문에서도 자원개발협력과 통상마찰완화 문제등이 집중 논의된다.【마닐라=최규식특파원】

◎김 대통령 출국·방비표정/만찬앞서 비최고훈장 받고 청자·칠보 선물/라모스 “경협관심”에 “기업간 충분논의” 화답/국익위해 지구끝까지 달려갈 각오” 출국인사

▷공식만찬◁

 10일 필리핀을 공식 방문한 김영삼대통령내외는 이날 저녁 라모스필리핀대통령 주최로 말라카냥궁에서 열린 공식만찬에 참석했다.

 김대통령은 만찬 시작에 앞서 라모스대통령으로부터 필리핀 최고훈장인 라자(RAJA)훈장을 수여받고 서로 선물을 교환했는데 김대통령은 청자와 칠보세트를, 라모스대통령은 필리핀 고유 테이블보와 냅킨세트, 차탁자를 각각 선물.

 라모스대통령은 만찬사에서 『두나라는 자유를 위해 싸운 2차세계대전과 한국전쟁을 통해 가까워지기 시작했다』며 『앞으로도 평화와 자유를 위해 함께 나가자』고 인사했다.

 김대통령은 답사에서 『한국이 북한 침략으로 위기에 처했을 때 청년장교로 참전하신 라모스대통령과 7천여 필리핀 장병들이 흘린 피와 땀은 오늘 한국의 소중한 밑거름이 되었다』고 화답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필리핀 고유의 민속공연을 관람한 뒤 숙소로 출발했다. 이날 만찬에는 우리측 공식수행원과 수행경제인등 47명과 필리핀측 참석자등 모두 2백여명이 참석했다.

▷말라카냥궁 예방◁

 이에 앞서 말라카냥궁 정원에서 공식환영식을 끝낸 김대통령내외는 곧바로 차량편으로 말라카냥궁 본관으로 이동, 라모스대통령내외의 안내로 본관 2층 주회의실앞에 비치된 방명록에 한글로 서명했다.

 자리에 앉은 뒤 라모스대통령은 『지난해 5월 방한때 극진한 환대를 받은 것이 기억난다』고 인사를 건넸고 김대통령은 『각하가 취임한 뒤 필리핀정치가 안정되고 부정부패가 척결되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라고 응답했다.

 라모스대통령은 경협문제에 큰 관심을 보였는데 김대통령도 『정부뿐 아니라 기업 차원에서도 양국간 충분한 경협논의가 이뤄지기 바란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필리핀의 잠재력은 대단히 크며 한국의 협조아래 경제발전을 이루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작별인사를 했고 라모스대통령은 환송차 걸어나오면서 말라카냥궁의 유래를 설명했다.

▷미닐라 도착◁

 김영삼대통령 내외는 서울출발 3시간50분만인 10일 하오1시20분(현지시간) 마닐라 국제공항에 도착, 2박3일간의 필리핀방문 일정에 들어갔다.

 김대통령은 이창수주필리핀대사와 오나 필리핀의전장의 기상영접을 받은뒤 부인 손명순여사와 함께 트랩을 내려와 손을 흔들며 환영나온 교민에게 인사를 했다. 김대통령은 트랩아래 대기하고 있던 에스트라다 필리핀부통령과 로드리게스공군사령관의 영접을 받은 뒤 로물로외무장관등 필리핀측 출영인사들과 인사를 교환했다. 이어 김대통령은 교민 화동으로부터 꽃다발을 증정받은 뒤 환영나온 교민 1백여명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격려하고 숙소인 마닐라호텔로 떠났다.

▷환영식◁

 필리핀 대통령궁인 말라카냥궁 정원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은 양국국가연주와 의장대사열 환영인사접견 등의 순으로 약 15분동안 진행됐다. 김대통령은 하오3시 부인 손명순여사와 함께 행사장에 도착, 입구에서 기다리고있던 라모스대통령 내외의 영접을 받고 반갑게 악수를 나누며 인사를 교환했다.

▷출국◁

 김대통령은 이날 상오 서울공항에서 열린 환송식에서 『저는 국가이익을 위해서라면 지구의 끝까지 달려가겠다는 각오로 이번 방문에 임하고 있다』고 출국인사를 했다. 김대통령은 그러나 당초 인사문에 있던 『국제사회에선 적도 없고 친구도 없고 오직 경쟁자만이 있을뿐』이라는 대목은 삭제해 눈길을 모았다.

 서울공항 옥내에서 치러진 이날 환송행사에는 이총리외에 황락주국회의장, 윤관대법원장등 3부요인 내외와 김종필민자당대표 내외를 비롯한 행정 사법 입법부와 정당및 주한외교단 주요인사 60여명이 참석했는데 민주당에선 신기하총무와 김병오정책위의장이 환송을 나왔다.【마닐라=최규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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