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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O”“ABC”… 기발한 약자구호/「미중간선거」 특색 가지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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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O”“ABC”… 기발한 약자구호/「미중간선거」 특색 가지가지

입력
1994.1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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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인격살인」 TV광고판쳐/인터네트 유세활용 “선거도 첨단”/유력언론들 특정후보 편들기… NBC는 “중립”/유례없는 “금권정치”… 정당·후보들 7억불써/클린턴차량행렬 이동때 교통사고… 민주 “우울” ○…이번 중간선거의 특색중 하나는 과거 어느때보다도 기발한 약자(약자)구호가 많이 등장했다는 점이다.

 에드워드(테드) 케네디를 누르고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을 노리고 있는 공화당의 미트 롬니후보는 68명이나 되는 가족을 총동원해 선거구를 누볐는데 이들은 모두 「TKO군단」이라는 문구가 쓰인 T셔츠를 입고 유세를 다녔다. 롬니후보는 TKO는 「테드를 몰아내자」(TED KENNEDY OUT)의 약자라고 설명했다.

 또한 뉴욕주지사에 출마한 공화당의 조지 파타키후보는 현역 민주당 지사인 「쿠오모만 제외하면 누구나 다 좋다」는 뜻의 「ABC」(ANYTHING BUT CUOMO)를 선거구호의 하나로 사용했다.

 이번 유세전 기간에는 상대후보에 대한 「인격살인」에 가까운 TV광고나 유인물이 홍수를 이루는가 하면 라이벌 후보의 홍보물이나 스티커가 훼손되는등의 추태가 많았다.

 버지니아주의 체사피크 길가에 세워진 공화당의 올리버 노스후보 지지피켓에는 당초 「노스를 미상원으로」(NORTH, US SENATE)라고 쓰여진 선전 문구가 누군가에 의해 NORTH의 뒷글자 R·T·H가 지워져 「NO」로 둔갑되기도 했다.

 ○…미국의 선거를 좌우한다는 신문·방송들도 연일 선거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미국신문들은 이번 선거전에서도 사설을 통해 입후보자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는데 이 과정에서 약간의 물의가 빚어지기도 했다.

 LA타임스는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인 피트 윌슨 현지사를 지지했으나 윌슨지사의 이민규제법에 반대하는 히스패닉계 기자들이 리처드 슐로스버그 발행인에게 항의 편지를 보내는가 하면 다른 기자들이 이들의 행동에 불만을 표시하는등 어수선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선거전에서 가장 치열한 접전이 벌어진 버지니아주 상원선거에서 현역인 민주당의 찰스 로브를 지지했고 보수층을 대변하는 워싱턴 타임스는 무조건 공화당을 찍자는 사설을 실었다.

 미 3대방송사는 이번 선거전 기간중 민주당 후보들에게 다소 유리한 보도를 했다고 미디어 분석가인 로버트 리히터가 주장했다.

 그는 3개사 가운데서도 CBS가 공화당과 민주당후보에게 부정적인 내용을 각각 75%와 49%씩 방송함으로써 가장 편파적이었으며 ABC는 각각 66%와 54%씩을 보도했고 NBC는 똑같이 66%를 할애해 비교적 균형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이들 3사의 클린턴에 관한 보도는 평균 69%가 부정적인 내용이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선거는 세계적 정보통신망인 인터네트를 비롯한 컴퓨터기술의 활용으로 「전자식 민주주의」의 도래를 한단계 촉진시켰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선거전 기간중 5천만명 이상의 미국인이 인터네트등 각종 정보 서비스를 이용해 입후보자에 관한 정보를 받아 보았고 개표상황도 인터네트를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어서 국민들은 TV등 방송보다 빨리 선거결과를 파악할 수 있게 됐다. 미네소타주에서는 주지사 선거에 출마한 5명의 후보와 상원에 출마한 3명의 후보들이 전자우편을 이용해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미국 선거사상 가장 이슈가 없고 추악하다는 평을 받고있는 이번 선거는 또한 선거비용면에서 역대사상 최고치를 기록, 「금권정치」라는 비난을 낳았다.

 연방선거관리위원회에 의하면 각정당과 후보들이 이번 선거에 들인 비용은 7억달러(5천6백억원)에 달했는데 이가운데 후보들이 뿌린 돈은 4억4천9백만달러로 지난 92년 선거 당시보다 1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여기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정치압력단체 및 이익그룹들이 1억5천만달러를 선거에 투자하고 막판투표전에 수억달러가 별도로 뿌려진 것으로 예상돼 사상최고로 돈이 많이 든 선거가 확실시 됐다. 민간선거감시기구인 정치대응센터소장인 엘렌 밀러는 『이번선거의 주요변수는 돈』이라며 『이슈가 없이 서로 상대방을 비난하는 선거양상이 사상 최고의 「돈선거」를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캘리포니아 상원직을 두고 박빙의 혼전을 벌이는 페인스타인과 허핑턴 양후보는 무려 3천6백만달러를 써 전국 최고치를 기록했다.

 ○…선거전날인 7일 민주당후보 유세지원차 이동하던 빌 클린턴 미대통령 행렬로 인해 멈춰 서있던 자동차들에 트럭이 충돌, 연쇄폭발을 일으키면서 어린이를 포함해 적어도 3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발생해 그간의 열세만회를 위해 막바지 노력을 기울여온 민주당선거캠프를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이 사고로 멈춰 서있던 자동차 8대가 파손됐으며 6대는 불에타 전소됐다.

 클린턴대통령은 이 사고직후 프린트의 미시간대학교에서 행한 연설에서 『이 사고로 인명이 손실된데 대해 슬픔을 금할 수없다』며 『힐러리와 나는 사고를 당한 가족과 친지들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워싱턴=이상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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