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살기」 탈피 사회주류층 진입시도/「특정후보 표몰이」통해 권익신장 추구 「코리안이 정치력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블록 보우팅(특정 후보에 대한 표몰이)을 통해 자신들의 권익신장을 도모하고 있다. 한인들은 그동안 먹고 살기 바빠 정치활동에 눈돌릴 겨를이 없었지만 이제는 주류사회로의 진입 필요성을 절감하며 정치참여를 자각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최근 1면 기사에서 중간선거 지원을 위해 뛰고 있는 한인들의 모습들을 이같이 소개했다.
한인단체들이 중심이 된 각종 선거지원은 실제로 그 내용면에서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컨대 수년전만 해도 단순히 선거자금 모금에 그쳤던 것이 요즘은 정치인들에게 『당선된 뒤 이러이러한 사항을 정책에 반영해 달라』는 식의 확약을 담보로 지원활동에 나서고 있다.
이번에 워싱턴DC시장 후보로 나선 모인사는 자신이 당선될 경우 보좌관에 한국인 1명을 포함시키고 시경국장에 친한파인 P씨를 임명하겠다는 언약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인단체들은 한인들의 투표율을 올리기 위해 선거참여를 독려하는 각종 프로그램까지 만들었다.
한인단체들은 특정정당에 쏠리지 않고 후보들을 광범위하게 지원하고 있다. 지난 9월 워싱턴 DC시장 예비선거 기간에는 한인식품연합회가 마리온 베리후보를, 한인안전대책위원회는 켈리후보를 각각 지원했다. 이번 중간선거 버지니아주 상원의원 선거에서는 공화당의 올리버 노스후보와 민주당의 찰스 로브후보를 위한 한인단체들의 지원행사가 각각 열려 눈길을 끌었다.
한인들의 이같은 집단세력화를 의식, 메릴랜드주지사 후보인 민주당의 패리스 그랜데닝은 최근 한 한국계 주간지에 선거캠페인을 위한 전면광고를 실었다.
한인 1·5세, 2세등 젊은 한인들은 한인1세와 별도로 각종 모임을 결성해 주류사회 진입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한미연합회(KAA)의 경우 정례회의를 영어로 진행하고 있으며 구성원들도 변호사 의사등 젊은 엘리트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들은 얼마전 워싱턴 DC시장 후보와 버지니아 메릴랜드주의 지방의회 의원후보및 카운티관리들을 초청해 포럼을 열기도 했다.
마이클 김 KAA회장은 『우리는 특정 정치인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한국인의 존재를 인식시키고자 하는것』이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립대(UCLA)의 나카니시 아시안―아메리칸 연구센터 소장은 『한인들의 정치세력화 노력은 LA폭동사태 이후 두드러졌다』며 LA사태가 결과적으로 한인들에게 정치적 힘의 필요성을 자각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워싱턴=정진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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