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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 곳곳 “김씨 못죽여 원통”/증인가족 살해범 변시발견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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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 곳곳 “김씨 못죽여 원통”/증인가족 살해범 변시발견 안팎

입력
1994.1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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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안도속 맥빠진 표정 역력/피해김씨 “붙잡히면 만나려 했는데”/증인보호 허술 경종울린채 일단락 법정증인가족 보복살해범 김경록(26)이 결국 자살, 추가범행 가능성은 없어졌지만 이 사건은 우리사회에 여러 차례 경종을 울려주었다. 특히 경찰의 공조체계에 구멍이 뚫리는등 수사력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으며, 계획적인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법정증인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보완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김의 시체는 해발 2백 야산 9부능선에서 발견됐으나 숲이 우거지고 가팔라 경찰이 접근하는데 애를 먹었다. 얼굴부분과 오른쪽 어깨부분이 심하게부패돼 있었으나 다른 부위는 쌀쌀한 날씨탓인지 대부분 온전한 상태였다.

 ○…김은 가죽점퍼 작업복 파란색 티셔츠차림에 운동화를 신고 있었는데 모두 새로 산듯 깨끗했다. 점퍼 안주머니에서 나온 지갑에는 1만원권 지폐 한장과 김의 명의로 된 현금 및 신용카드 3장, 애인송모씨의 사진 한장이 들어 있었다. 지갑에는 또 송씨의 신용카드 2장과 레이디카드 한장도 있었다.

 ○…김은 세명의 누나와 형, 친구등에게 편지지에 검정색볼펜으로 쓴 7통의 유서를 남겼는데 하나같이 법정증인 김만재씨를 죽이지 못한 것이 원통하다고 썼다.

 ○…김의 보복을 피해 그동안 딸(13·국교 6)과 함께 파출소에서 지낸 김만재씨는 휴일을 맞아 모처럼 집에 와있다 김의 자살소식을 들었다. 김씨는 『김이 붙잡히면 한번 만나 나에게 무슨 원한이 그리 사무친지를 물어보고 싶었다』며 『자살했다니 허탈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파출소에서 반감금 생활을 해오다 하루에 한번씩 부인이 입원해 있는 아주대병원 중환자실에서 경찰의 보호속에 면회하는 고통의 나날을 보내왔다.

 ○…경찰은 2개중대병력을 동원, 야산 입구를 통제하고 김의 시체를 성남시 수정구 소망병원에 안치한뒤 현장주변에서 유류품수색을 계속하다 하오10시께 철수했다.

 ○…김의 소재파악에 열올리던 경기경찰청은 시신을 확인한뒤 안도했으나 다소 맥이 빠지는 표정이었다.

 이수일경기청장은 현장에 직접 나와 수색을 지휘, 이번 사건의 비중을 알 수 있게 했다. 경찰은 연인원 20만명의 병력을 동원, 김의 소재수사에 나서 지난 2일에는 시체가 발견된 야산도 수색하는등 포위망을 압축했지만 무위로 돌아간 셈이다.

 ○…경찰은 사건직후 추가범행계획을 파악하지 못해 경기 광주에서의 2차범행을 막지 못했고 지난달 17일에는 김이 경기 용인군 수지면의 산골에 출현, 매일 수천명의 병력을 동원해 일대 야산을 수색하면서도 허탕을 치는등 수사력 부재를 노출했다. 또 성수대교붕괴사건과 충주호유람선 화재사고등이 잇따라 터지자 수사에 별 성의를 보이지 않아 『대형사건에 묻혀 희석되기를 바라는 것 아니냐』는 비난을 받았다.【성남=이범구·황양준·권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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