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첨단시설 업무영역별 통합/6년이내 경영거점 옮겨질듯 서울 강남의 테헤란로와 남부순환도로 일대가 주요그룹의 경영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역 인근에 일찌감치 터를 잡은 한라그룹, 신사옥 신축공사가 한창 진행중인 철강그룹 포철에 이어 현대 삼성 럭키금성등 국내 3대그룹들도 강남에 제2사옥 건설을 추진중이다. 이들 3대그룹은 특히 강남사옥에 최첨단 정보통신시설을 갖출 계획을 세워 주요그룹의 경영지휘탑은 2000년이전에 강북에서 강남으로 옮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강남시대를 열겠다고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고 나선 그룹은 삼성그룹. 삼성그룹은 지난 4일 서울시가 입찰한 강남구 도곡동의 체비지 1만5천여평을 낙찰받아 이 땅을 강남사옥부지로 확정했다. 삼성그룹은 앞서 매입한 인근의 6천2백평을 포함, 총 2만1천여평의 부지에 전자 기계 화학분야의 「테크노비즈니스타운」을 건립할 계획이다.
삼성그룹은 테크노비즈니스타운의 규모나 착공시기등을 아직 확정하지 않았으나 이 빌딩을 ▲미래업무산업센터 ▲국제적인 정보센터 ▲상품유통의 거점등으로 활용한다는 기본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반도체와 신소재 정보통신 국제변호사업무시설은 물론 국제정보센터, 컴퓨터그래픽의 세계거점, 국제규모의 호텔등을 세워 업무 연구 숙박 판매 문화 회의 전시기능등을 두루 갖춘 복합단지로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삼성그룹은 강남의 테크노비즈니스타운을 완공한뒤 태평로에 있는 강북 사옥에는 금융 보험 서비스중심의 계열사, 강남에는 전자 기계 화학등 제조업계열사를 집중 배치해 강남·강북 2원체제를 갖추기로 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업무영역별로 사무실이 통합되지 않아 발생하는 손실액이 연간 1천64억원에 달한다』며 『이 빌딩이 완공되면 이같은 손실비용을 절감하고 삼성의 국제적인 정보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그룹의 강남사옥은 역삼역 바로 옆에 있는 현대건설계열의 주택 전시장자리에 들어설 계획이다. 이 땅은 지난 90년 정부로부터 비업무용토지로 판정받아 그동안 법정시비를 벌여왔던 땅으로 총면적은 3천9백80평이다. 현대그룹은 최근 이 땅이 업무용이라는 법원판정을 받은뒤 제2사옥을 짓기 위한 법적인 마무리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다.
현대그룹은 당초 이 자리에 30층규모의 빌딩을 지을 계획이었으나 인근에 삼성이 초대형 제2사옥을 짓는다는 기본계획을 발표하자 빌딩의 규모를 대폭 확대키로 하고 계획을 수정중이다. 현대그룹은 이 사옥에 철강 기계 현대자동차서비스등 6∼7개의 계열사를 배치할 방침이다.
럭키금성그룹도 강남에 여의도 쌍둥이빌딩을 닮은 제2의 쌍둥이빌딩을 지을 계획이다. 럭금의 제2쌍둥이빌딩은 역삼역을 중심으로 현대그룹의 제2사옥예정지와 대각선으로 마주보고 있다. 럭금은 현재 반도아카데미빌딩이 있는 건평 2천8백60평의 이 터에 연건평 3만평규모의 쌍둥이빌딩을 지어 그룹의 주요 계열사를 입주시킬 계획이다. 이 빌딩의 크기는 현재 럭금사옥으로 사용하고 있는 여의도 쌍둥이빌딩(연건평 4만7천7백평)의 3분의2정도다.
이들 그룹이 강남에 경영거점을 마련하게 될 경우 우성 한보 나산 거평 삼호등을 포함해 굵직한 그룹들이 밀집, 이 일대가 국내기업의 경영메카로 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룹들이 앞다퉈 강남에 사옥을 마련하고 있는 것은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교통난 물류난을 피함은 물론 정보화 국제화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첨단정보통신시설을 갖추고 사업영역별로 근무장소를 통합시켜 업무의 연계성을 높이겠다는 복합적인 목적때문이다. 대부분의 그룹 본사가 낡아 최첨단시설을 갖추는데 한계가 있고 커진 덩치에 비해 협소한 편이어서 앞으로 주요 그룹들의 강남사옥건립 붐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이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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