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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업화과정(광복 분단50년: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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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업화과정(광복 분단50년:12)

입력
1994.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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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해결에 급급서 세계 반도체대국 우뚝/62년 1차5개년계획 착수로 시동/수출지향 중화학육성 성과… 선진공업국 대열에지난 50년동안 맨손으로 오늘의 영광을 이룬 분야는 한 두군데가 아니지만 산업분야만큼 두드러진 변화와 눈부신 비약을 성취한 경우도 드물다.일제의 질곡에서 막 벗아난 40년대후반의 우리경제는 산업생산 실적에 대한 기본통계자료도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저개발상태였다.45년 남한의 공업생산은 시멘트 9천1백톤 선철 13만9천톤정도가 고작이고 분단된 북녘으로부터 송전을 받고서도 발전량은 7억㎾h에 그쳤다.또 46년의 면사생산량이 4천톤,면직물은 2만8천㎡에 이르렀다는 집계도 있다.품질의 격차는 무시하고 단순히 생산량만을 비교할 경우 지난해 선철생산량은 해방직후에 비해 1백57배나 늘어났다.발전량은 2백3배,시멘트는 5천2백배,면직물생산은 무려 1만7천배이상 급증했다.

대다수 국민들이 식량마련도 어려워 곤궁을 겪던 우리경제가 불과 반세기만에 이같은 엄청난 변화를 이끌어 낸 것이다.따라서 산업발전 분야야말로 「기적」이란 표현에 가장 어울린다고 할 수 있다.현재 우리 경제의 실력은 당시로선 상상조차 불가능한 수준이다.

지난해 자동차생산은 2백5대로 세계6위,조강생산은 3천3백만톤으로 세계6위를 각각 기록했다.59년 진공관 라디오를 국내서 처음 조립한 가전산업은 60년대 컬러TV,70년대 하이파이오디오,80년대 VCR를 거쳐 최근엔 멀티미디어시대의 진입을 알리고 있다.냉장고 세탁기등 가전분야에서 우리경제는 일본에 이어 세계2위 자리를 굳혔고 반도체는 전세계 공급량의 24%를 생산,세계 최고를 과시하고 있다.석유화학분야에선 연산 3천5백70만톤의 생산실적으로 세계 5위가 됐고,섬유산업은 80년대 중반까지 「메이드인 코리아」를 만방에 알린 뒤 최근 위세가 한풀 꺾이고도 지난해 화섬 세계5위,직물제조 7위,면방 13위의 관록을 지켰다.

우리나라 산업발전 과정을 거슬러 보면 해방 후 60년까지 15년간은 거의 언급할만한 내용이 없다.면방업등 섬유산업은 일제로부터 넘겨받은 뒤 몇년 가동도 못한 채 6·25를 맞아 태반이 내려 앉았다.산업은행자료에 의하면 동란직전 2만2천대가량 남아있던 방적기등 섬유기계는 전쟁기간중 절반을 넘는 1만2천대가 파괴되고 말았다.

공업화를 향한 첫 걸음으로 기록되는 제1차 경제개발5개년(62∼66년)계획에 시멘트 비료 정유등 기간산업 건설을 중점목표로 내건 사실을 봐도 50년대말까지 국내산업의 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

1차5개년계획이 시행되는 과정에서 우리 경제는 향후 산업발전 방향을 좌우할 의미있는 방향전환을 시도했다.당초 정부는 자립경제를 구축하기 위해 수입대체 정책을 지향했으나 점차 투자에 필요한 외환압박 때문에 수출지향적 시책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가공수출에 편향된 산업구조가 우리나라 산업의 기본 특성으로 굳어져 「산업발전=수출신장」이 성립됐고 30년이 지난 현재도 이 등식은 여전히 유효하다.

경공업중심의 대외의존적 공업화전력은 70년대들어 산업구조 고도화를 통해 선진경제 진입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대내적 필요성과 보호무역주의 확산이라는대외적 압박이 겹쳐 수정됐다.

73년 정부는 중화학공업 육성지침을 발표하면서 조선 기계 자동차 전자등 업종별 육성지원법을 제정해 중화학 투자에 박차를 가했다.여천 창원 구미공단등 대규모 공업단지나 포항제철 현대양행(현재 한국중공업)등 수십개의 대형 중공업공장이 이시기에 건설되거나 본격 확장됐다.

전체 제조업에서 중화학공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73년 39%에서 겨우 6년이 지난 79년 51%로 높아져 사상처음 경공업을 웃돌았으니 당시의 중화학 투자열기가 얼마나 거셌는지 알 수 있다.당시중화학투자는 정부가 두번이나 투자조정에 뛰어들 정도로 과잉 중복투자와 부실화의 휴우증을 양산하기도 했다.

90년대들어 정부는 전자정보등 첨단기술산업을 국가전략차원에서 육성지원하다는 방침이다. 최근 발표된 첨단기술산업 발전보고서는 오는 2005년 우리나라의 반도체 LCD(액정소자)와 섬유생활산업이 각각 세계 3위,자동차 세계 4위,광산업이 세계5위의 위상을 갖출 것으로 전망했다.<유철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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