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학교마다 20여건… 교사들 허탈/“교육적 차원 절차 조속확립을” 『모범생이라서 하루 이틀은 몸이 아파 결석한줄 알았는데 일주일이상 안나오는 거예요. 전화도 해보고 아이들을 집까지 보냈으나 찾지 못했는데 20일이 지나서야 다른 학교로 전학간 사실을 알았습니다. 애써 가르친 결과가 이거냐싶어 나자신에게 화가 나고 서글펐습니다』
서울 종로구 창신동 C국교 6학년 담임 신성우교사(27)는 2학기들어 계속 등교하지 않은 홍모군(12)을 무단결석자로 처리했다. 10여일이 지나도록 연락이 안돼 걱정하고 있던중 다른 학교로부터『홍군의 전학서류를 보내달라』는 통보가 왔다.
국교생들이 전학가며 담임선생에게까지 알리지 않는 사례가 최근 학교마다 20여건씩 발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교사들이 학생지도에 어려움을 겪을 뿐 아니라, 수업분위기가 흐려지고 학사업무에도 지장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는 전·입학 때 동사무소에서 발급해주는 전출신고증을 학교에 제출해야 전·입학서류 발급이 가능했으나 지난 7월부터 전출신고 없이 전입신고만으로 전·출입이 가능해져 근거서류 없이 전·입학이 가능하게 됐기 때문이다.
학부모나 학생이 알리지 않으면 학교측은 전학사실을 알 수 없게 된 것이다. 교사들은 학부모들의「교사경시 풍조」가 어린이들에게까지 파급된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어린이들의 올바른 인간관계 형성을 위해서도 담임과 학급 친구들에게 알리도록 부모 스스로가 노력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C국교의 경우 2학기 들어 전학한 학생 39명중 23명이 담임교사에게 알리지 않아 전학학교로부터 통보가 올때까지 무단 장기결석자로 처리됐다.
성동구 성수동 K국교의 경우도 전학학생 64명중 20여명이 담임도 모르게 떠났다. 이 학교 3학년 김모양(10)은 『방학동안 보고싶던 짝꿍 남모군(10)이 나오지 않아 친구들과 집에 찾아갔더니 이사를 가고 없었다』며 『뒤늦게 선생님에게서 전학갔다는 말을 들었다』며 서운해 했다.
송경호교사(43·여)는『사회인으로서 성장하기 위한 출발이고 평생추억으로 간직할 국교생활에서 인간관계와 예의가 실종되면 사회가 어디로 가겠느냐』고 안타까워했다.
노원구 상계동 S국교는 이와같은 사례가 빈발하자 학생들에게 전학을 갈때는 담임교사에게 신고를 해달라고 학생들에게 교육을 시키고 있다.
교육관계자들은『법이 바뀌었지만 당국이 교육적 차원에서 전·입학 관계절차를 조속히 확립, 부작용을 개선해야 한다』며 『합법적으로 전학을 시키더라도 국교 교육목표가 바른생활인만큼 학부모들이 신경을 써주어야 한다』고 말했다.【정덕상·송영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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