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여,노의원파문 서둘러 봉합/민자당무회의,더 거론 않기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여,노의원파문 서둘러 봉합/민자당무회의,더 거론 않기로

입력
1994.11.03 00:00
0 0

◎미묘한시기 괜한 문제확대 우려/이념·계파갈등 후유증 오래갈듯 민자당이 노재봉의원의 국회대정부질문발언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통치권을 겨냥한 노의원의 발언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를 놓고 당내에 의견이 분분하다. 당지도부는 일단 이 문제를 덮어두기로 했지만 노의원의 발언을 계기로 표출된 당내 이념및 계파갈등의 후유증은 상당기간 사그라들지 않을 것같다.

 민자당은 2일 열린 당무회의에서 이 문제를 더이상 거론하지 않기로 했다. 파문이 확대되기전에 서둘러 진화키로 한 것이다. 회의에서는 먼저 이한동총무가 나서 『노의원이 당의 입장및 정부정책과 상반된 개인의견을 협의없이 개진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노의원이 앞으로 충분한 성찰을 토대로 당소속 의원으로서 명분에 맞는 도리를 다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당무위원중에서는 정종택전의원이 처음으로 말을 꺼냈다. 정전의원은 『의원의 원내발언은 자유이지만 발언내용은 본인뿐아니라 당에도 책임을 지우게 된다』면서 『앞으로 그런 불미스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당지도부에서 잘 처리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이어 이환의의원은 『문제는 그동안 여러가지 사고가 연발해 국민이 통치권문제에 주목하고 있는 미묘한 시기에 노의원이 그런 발언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의원에 대한 비난성발언이 이어지자 김종하의원이 중재에 나섰다. 김의원은 『조직원으로 당의 노선에 충실해야하지만 의원은 면책특권을 갖는 헌법기관』이라며 『평소 다른 의원도 상임위등에서 외교문제를 따져왔는데 노의원의 발언을 확대해석, 통치권문제와 연결하는 것은 비약』이라고 말했다. 김의원은 『가능한한 확대시키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건의했다. 오세응의원도 『이론적으로 따지면 모든 것을 밝히고 넘어가야겠지만 우리의 정치문화를 감안할때 조용히 넘어가는 것이 좋겠다』고 거들었다. 이날 서울시장에 발탁된 최병렬의원은 『노의원의 논리 가운데 공감이 가는 부분이 있지만 통치권문제까지 논리를 확장, 전개한 것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하고 『상황이 좋지않으므로 이 문제를 질질 끄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문했다.

 당무위원들의 난상토론을 지켜본 김종필대표는 『통치권에 도전하는듯한 인상을 준 것은 대단히 유감』이라며 『더이상 이 문제를 논의하지 않겠다』고 정리했다. 김대표가 노의원의 발언을 만류하지못한 책임에 대해 김영삼대통령에 사과하는 것으로 사후조치를 마무리짓는다는 결론이었다.

 이날 당무회의에서는 의외로 민주계 인사가 한명도 발언하지 않았다. 할 말이 많았을 민주계의 함구가 바로 노의원 문제의 미묘한 측면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라고 할수 있다. 민주계는 대부분 『그렇게 생각이 다른 사람과 어떻게 같은 당에 있을 수 있는가』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지금 직접적인 대응을 하면 공연히 문제를 확대시키게 된다』는 우려 또한 일반적으로 갖고 있다. 노의원에게 제재를 가할 경우 면책특권 논란과 함께 심각한 당내 갈등을 유발할지 모른다는 관측이다.

 한편 노의원은 이날 담담한 모습으로 『여야를 떠나 국가를 생각하는 차원에서 나의 판단을 얘기한 것일 뿐』이라며 의원직사퇴나 탈당등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노의원은 대통령취임사나 8·15경축사등에 언급한 것에 대해 『대통령을 직접 언급한 것이 아니라 정부의 정책노선을 얘기한 것』이라며 『취임사등은 그동안 국회외무통일위에서도 여야의원들이 여러차례 거론했던 부분』이라고 해명했다.【정광철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