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패추적중 사망… 청부의혹/정치쟁점화 차단불구 확대일로 러시아군 지휘부가 부정부패 시비와 테러 사주설등에 휩쓸려 크게 동요하고 있다.
보리스 옐친러시아대통령은 지난 1일 마트베이 부르라코프 국방차관을 전격해임하는등 군부를 안정시키고 민심을 수습키 위한 인사를 단행했으나 사태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번 사태는 지난달 발생한 언론인 폭탄테러사건에서 촉발됐다. 구동독주둔 러시아군의 부정부패 의혹을 추적하던 모스콥스키 콤스몰레츠지의 기자인 드미트리 홀로도프가 지난달 17일 한 「제보자」가 넘겨준 관련서류 가방을 열다가 이 가방에 설치된 폭탄이 폭발해 숨진 것.
러시아 언론들은 비리가 폭로될 것을 두려워한 군수뇌부 인사가 살인청부를 한 것으로 단정하며 그라초프장관과 부르라코프차관(전동독주둔 서부군구 사령관)의 관련 가능성을 연일 대서특필했다. 군부내에서도 영관급 장교들을 중심으로 『옐친이 그라초프등을 너무 감싸고 돈다』며 불만이 표출됐다. 부르라코프가 국방차관에 발탁될 때 그를 옐친에게 적극 추천한 사람이 그라초프일 정도로 두사람의 사이는 아주 각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옐친은 이 사건으로 군부내 갈등이 늘어나고 군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증폭돼 정치쟁점화할 것을 우려해 조기진화 차원에서 부르라코프를 해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태는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그라초프의 경질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두마(하원)가 이번 주말께 국방장관을 출석시켜 정치공세를 펼 예정인데다 언론에서도 그의 해임을 끈질지게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옐친으로서는 지난해 10월 의사당진압사태 당시 그라초프에게 단단히 신세를 져 그의 충성심을 확인한 바 있어 그라초프만은 보호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정치적 파장과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서는 「충복」의 경질도 고려해야할 상황이다.【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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