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근교에 비밀아지트/비둘기에 장치… 정보빼내 전세계 통신망을 상대로 도청임무를 수행하는 미국가안보국(NSA)이 메릴랜드대학이 있는 워싱턴 근교 칼리지 파크 쇼핑단지내에 비밀 아지트를 차려놓고 워싱턴주재 해외공관 도청을 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캐나다 정보기관 CSE에서 19년동안 근무하다 지난 90년 그만둔 전직 정보요원 마이클 프로스트씨가 캐나다 언론인 마이클 그라튼과 지난달 19일 공동으로 펴낸 「스파이 세계」라는 책을 통해 밝혀졌다.
1일자 워싱턴 타임스에 의하면 프로스트는 CSE요원으로 근무하면서 NSA 요원들과의 합동작전이나 훈련등을 통해 NSA의 비밀 도청작전에 관한 정보를 입수했다고 한다.
프로스트씨에 의하면 NSA는 비둘기 가슴에 미세한 도청장치를 이식한뒤 이들을 워싱턴 주재 러시아대사관으로 날려보내 관저내에서 일어나는 러시아 외교관들의 대화를 도청해왔다. 이들 비둘기의 날개에는 고감도 음성송신장치와 안테나까지 부착돼 있는데 이들은 러시아 대사관 창가를 드나들며 대사관 직원들의 대화내용을 수집해왔다. 특히 대사관 사무실의 유리창이 열려있는 여름철에는 「짭짤한 수확」을 거둘수 있었다고 프로스트씨는 주장했다.
NSA는 또 부러진 나뭇가지처럼 생긴 고감도 도청장치들을 코네티컷 애비뉴에 있는 워싱턴주재 중국대사관내의 벤치밑에 떨어뜨려 놓아 대사를 비롯한 고위관리들이 주고받는 은밀한 이야기까지도 샅샅이 파악해왔다.
프로스트씨는 미국과 캐나다 정보기관은 공동으로 도청작전을 수행하기도 하지만 상대방에 대한 도청도 서슴지 않는다고 말했다.일례로 CSE는 지난 82년 미외교관들간의 대화내용을 도청해 캐나다가 미국을 제치고 중국에 25억달러의 밀수출 계약을 성사시키는데 크게 기여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CSE가 캐나다 정치인은 물론 일반인들의 통신내용까지도 도청해온 사실을 폭로해 캐나다 정계에 커다란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워싱턴=이상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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