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의 본성과 나의 생각 작품속에 대비” 재미조각가 한용진씨(60)가 10년만에 서울전을 갖는다. 8일부터 18일까지 갤러리현대(734―8215)에서 열리는 개인전은 그의 도미 30년과 회갑을 기념하는 의미도 갖는다.
서울대를 나와 국전에 특선하고 상파울루 비엔날레에 한국대표로 참가했던 그는 이화녀대 전임강사를 하다가 홀연히 미국으로 떠난 뒤 그곳과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해 오고 있다.
『고교때 6·25전쟁에 참전했던 나는 그때의 참상을 사실적 표현언어로는 충분히 표현할 수 없었다. 내가 추상적 조각언어에 눈뜬 것은 「가시적 현상만이 진실은 아니다」라는 자각 때문이었던 것 같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돌의 형태를 존중하면서 의도대로 리드미컬하게 깎아내다가, 어느 순간에 그리고 어느 부분을 미완성처럼 자연상태로 남겨둔다. 돌은 주로 화강석이다. 온화한 분위기와 절제된 서정을 추구하는 그의 조각은 또한 꼿꼿한 직립의 형태로 정신성을 강조하는 듯하다.
그는 『내 작업은 돌의 본성과 내 생각, 또는 내 입장을 얼버무리는 콘트라스트(대비)의 공존』이라고 요약했다.
89년 파리에서 백남준씨와 「시계와 바위」라는 주제로 2인전을 가졌던 그는 내년에도 뉴욕에서 백씨와 2인전을 갖는다.【박내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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